'미국' 하면 또오르는 상징이라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나의 경우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워싱턴의 백악관, 그리고 또 하나 마운트 러시모어의 4명의 대통령.
사실 자유의 여신상이나 백악관 등등은 찾아가보기가 무척 쉬운 반면 러시모어산은 미국에서도 무척 오지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을 가려면 가장 가까운 공항이 사우스 다코다(South Dakota)주의 래피드시티(Rapid City)로 가야한다. 공항이름은 Rapid City Regional Airport( RAP) 이고 달라스에서는 논스탑항공편으로 2시간30분정도 소요된다.
사우스 다코다의 첫인상은 그저 드넓은 초원이었다. 높지 않은듯한 언덕과 구렁에는 넓은 초원이 있고 까만 소들과 말이 뛰어놀고 있었다.
래피드 시티에서 한시간정도 운전하면 러시모어산 바로 아래 위치한 키스톤(Keystone) 이란 도시를 지나가게 되는데 이곳에는 많은 숙박시설과 식당들이 있다. 아무래도 관광지라 래피드시티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다.
이제 러시모어 국립공원에 들어왔는데 이곳은 국립공원이라 국립공원 연회원권이 있으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지만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주차비를 11불 받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의 경제가 좋지않아 국립공원에 대한 지원이 적어진다던데 아마 각 공원마다 자구책으로 이렇게라도 공원을 살리려 방책을 마련하려나보다.
운전을 하다보니 저어기 멀리 조그맣게 대통령들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모두 사진에서만 보던 광경이라 탄성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금 실망스럽다. 매번 우편엽서나 책에서만 그림을 봐오다 저렇게 보니 명성에 비해 작은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했다. 줌을 해보니 대통령들의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 봤으니 이제 가도 된다고 생각하면 금물.
주차를 하고 전망대를 향해 걸어가다보니 멀리 대통령의 얼굴들이 점점 더 가까워진다. 만국기가 걸려있는 광장을 지나기 바로 직전! 우리는 먼저 허기를 채우기 위해 식당에 들렀다. 한쪽으로는 기념품 가게가 있고 다른 한쪽은 카페테리아와 아이크림 가게가 있다.
안쪽식당은 깔끔하지만 음식은 여느 국립공원수준으로 허기를 때우는 수준이다. 이 지역 특제 햄버거인 버팔로고기로 만든 햄버거는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한다.
자~ 이제 배도 부르니 슬슬 걸어 러시모어산이 보이는 전망대로 가본다.
아까 오는 길에 본 대통령 얼굴보다 이곳에서 보니 더 멋지게 보였다. 바로 미국을 상징하는 그 샷이 나오는 곳이다.
14년의 세월이 걸려 1941년에 완성된 러시모어산의 대통령 조각상들은 이후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과 같이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다.
이제 대통령들의 얼굴들을 찬찬히 살펴보자.
가장 먼저 미국 1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대통령.
그 옆으론 독립선언서를 만든 2대 대통령 토마스 재퍼슨 대통령이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 옆 구석자리에 26대 대통령 테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이 있다.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16대 대통령인 유명한 링컨 대통령이 보인다. 눈동자가 마치 진짜같다.
이곳은 무척 북쪽이지만 초원지대라 남쪽의 더운 공기가 그냥 밀려와서 이곳도 무척 더웠다. 하지만 여기까지와서 트레일을 가보지 않을 수 없지않은가.
광장의 왼쪽으로는 오디오 가이드에 따라 가며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레지던셜 트레일이 있고 물론 오디오 가이드 없이도 갈 수 있는데 러시모어 대통령들의 얼굴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다고 해서 걸어가보기로 했다.
참고로 이곳을 가게되면 왼쪽으로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왜냐면 나중에 알고보니 오른쪽으로 돌기 시작하면 계단을 엄청 올라와야한다.
아이들과 천천히 걷기 시작하니 아까 광장쪽은 햇빛이 쨍쨍 내리쬐어 무척 더웠는데 이곳은 나무가 울창하여 그늘이 많고 바람이 선선히 불어 산책하기에 안성마춤이었다. 게다가 점점 대통령들의 얼굴이 더 가깝게 보이기 시작했다.
가다보면 인디언들의 집과 버팔로 털가죽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 있는데 인디언들의 천막 안에는 옛날 인디언들이 살던 그 양식대로 잘 재현해 놓았다.
이렇게 소나무가 울창하니 공기도 좋고 시원하다. 트레일은 이렇게 나무로 바닥을 해놓아 전혀 걸어다니기에 문제가 없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워싱턴 대통령의 얼굴이 무척 거대하게보인다.
멀리서 볼때는 그냥 조각이구나 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조각가가 완전히 산을 깍아 조각을 했구나 하는 것이 실감이 났다. 대통령들의 얼굴 아래로는 옛날 산을 부수고 폭파한 돌들이 가득하다.
이렇게 산책을 하다보면 이 러시모어산은 워싱턴 대통령이 가장 잘 보이는것 같다. 역시 초대대통령의 위엄인가.
대통령들의 얼굴 아래의 나무 크기를 보면 저 조각들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는데 아까 말했지만 오른쪽으로 돌기 시작하면 저 많은 계단을 올라와야한다.
멀리 야외극장과 광장이 보였는데 독립기념일엔 이곳에서 멋진 폭죽쇼가 열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한밤중 시원한 공기속에서 정말 장관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조각가의 스튜디오가 보이는데 조각가인 Gutzon Borglum 이 이곳에서 저 산까지 매번 왔다갔다 하면서 산을 폭파하고 다듬고 했을 것을 보면 정말 엄청난 작업이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조각가의 스튜디오 안에 들어가면 파크 레인저가 이 조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설명하고 질문도 받고한다.
원래 디자인은 저렇게 되었다고한다.
스튜디오를 나오면 다시 아까 광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어있다. 아쉬은 마음에 멀리 뒤쪽으로 보이는 대통령들을 한번 더 바라보았다.
다시 래피드 시티로 돌아가는 산속에서 숨어있는 워싱턴 대통령의 얼굴이 보였다.
이곳을 다녀온 다른 블로거들의 글들을 보면 생각보다 시시했다는 말이 종종있는데 사실 러시모어산이 찾아가기가 힘들어 열심히 갔더니 딸랑 이것밖에 없더라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두 눈으로 엽서에서만 보던 대통령들의 얼굴도 보고 직접 거대한 조각들을 확인하는건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기회가 된다면 봄가을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여 미국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는도 좋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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