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달라스나 텍산들은 살면 살수록 텍사스 참 땅 넓다 하는 생각들을 하신다. 가도가도 끝도 없이 펼쳐지는 지평선을 보다보면 근처에 텍사스를 벗어나 볼만한 도시가 많지는 않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미국의 수많은 도시속에서도 단연 빛나는 몇가지 도시들이 있다.
자동차로 10시간정도로도 갈수 있고 요즘은 저렴한 항공 옵션도 많이 나오기때문에 여유롭게 시간을 내지 못하더라도 1박2일 또는 2박3일 주말을 이용해 갈 수 있는 도시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한국사람들에겐 자동차 이름으로 더 유명한 산타페(Santa Fe) 는 뉴 멕시코주, 텍사스의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후에는 아마도 산타페 자동차 이름이 이곳에서 감명받아 지은 이름일것이란 확신이 생길것이다.
산타페로 항공편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경우는 달라스(DFW Airport) 공항에서 산타페까지는 하루에 2편의 직항 비행기가 운행되고있고 Santa Fe Regional Airport(SAF) 를 이용하면된다.
산타페 공항은 워낙 작아서 비행기에 바로 램프를 연결해 터미널로 들어가고 배기지클레임도 하나밖에 없어서 매우 심플한 공항이다. 공항역시 뉴멕시코 고유의 Pueblo 형식의 건물모습을 취하고 있다.
산타페로 달라스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I-40 North 를 타고 위치타 폴스(Wichita Falls)와 아마릴로(Amarillo)를 거쳐 아버컬키(Albuquerque)근처에서 285국도를 타면 도착하며 10시간정도 소요된다. 산타페가 호텔비가 약간 비싸다고 생각될때는 아버컬키에서 숙박을 한후 다음날 산타페를 방문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내로 들어오니 뉴멕시코만의 독특한 건물양식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Museum of Fine Art 건물의 모습.
The Plaza. 프라자 주변으로는 Palace of the governors 를 비롯해 많은 상점과 호텔, 식당 들이 즐비한데 1800년대부터 이곳이 Santa Fe Trail 의 마지막 종점으로 무역상들이 이곳에서 장을 열고 물건을 팔고 샀기때문이다.
프라자앞에 있는 Palace of governors 를 따라 앉아 수공예품을 팔고있는 인디언들. 자세히 보면 이쁜것도 참 많은데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니라 직접 인디언들이 만든것이다.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아이들 팔찌는 5불정도, 좀 살만한것은 20불정도 하는것같았다. 무엇보다 모두 네이티브 인디언들이 앉아 있는데 그들이 영어를 너무 잘해서 조금 얼떨떨했다.
생긴것만 그렇지 그들도 미국사람인데 말이다. 왠지 인디언 말을 하거나 영어가 우리 수준 정도 되어야 할거라는 나의 선입견을 무지막지하게 깨어버린다.
산타페 건물안에서는 대부분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
프라자 앞의 La Fonda 호텔의 모습.
하루밤에 500불정도 하는 최고급 호텔이라고 하는데 객실은 보지못해서 모르겠지만 로비와 홀의 모습에서 지역 예술가들을 동원해 만든 최고급 호텔이란 것은 의심할 바 없었다.
호텔 로비에 있는 The French pastry shop 의 모습. 크레페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독특한 모양의 빵도 만들어 팔고있었다.
St. Francis 성당의 모습. 예배중이라 안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건물에 보이는 둥그런 창문은 프랑스에서 공수되어 온 창이라고 한다.
성당을 지나 Loretto Chapel 로 가는 길에 노점에서 예쁜 수공예품을 팔았다. 그저 지나칠 수 없어 보다 아이들에게 하나씩 사주었다. 저 중에 분홍색 닭이랑 빨간 닭을 골랐다.
하나에 13불. 좀 비싼 편이지만 두개를 사니 하나에 10불씩 20불에 해주더라. 마음은 5불정도 하면 싹슬이 하고싶었지만..참았다.
애들이 저 밑에 못생긴 움직이는 팽귄살려고 해서 진땀을 흘렸다.
프라자 뒤쪽 길로 나오다 보면 많은 갤러리들을 볼 수 있다. 사실 예술에 문외한이라 많은 갤러리들을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이 든것은..누가 이 그림을 다 살까..이 갤러리들은 다 어떻게 운영될까..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이 먼저 떠올랐다.
여행을 다니면서 좋은 것은 많이 걸어다닌다는 것이다.
먼가 다리에 피가 돌고 배가 고파진다.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는 시간이 온것이다.
예전에 산타페에 왔을땐 전통 멕시칸요리 먹는다고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메뉴판마저 스페니쉬 노 잉글리쉬 메뉴를 보고 시켰다가 한 포크도 찌르지 못했던 기억이 있었다.
어떤 여행객들은 꼭 그 지역 전통요리를 맛보는 여행족도 있고 또 어떤 여행객은 저렴하고 빠른 스트릿 음식을 맛보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주로 무난하게 입에 맞는 요리를 고르는 여행족이랄까.
그래서 고른 일식당. 산타페까지 가서 왠 일식이냐고 돌맹이를 던질지 모르지만..난 그냥 편하고 아이들이 잘 먹는거가 제일 좋다.
주인은 일본사람인데 오래간만에 동양인을 봐서 그런지 우리 아이들을 보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아이들 우동에 야채 빼달라고 하니 자기 애들도 그렇게 먹는다며 우동을 가득 채워 아이들에게 주었다. 아빠의 마음이랄까.
배도 부르고 아이들의 힘을 빼줘야할 시간. 아이들과 남편은 프라자에서 놀라고 하고 나혼자 오키프 미술관으로 향했다.
Georgia O'Keefe 를 모른다면 아마 아래의 그림을 보면 아~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도 그림만 알았지 이 화가인지는 최근에 알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추상화가인데 젊을때 그의 남편인 사진작가(Alfred Stieglitz)가 그녀의 누드를 찍어 전시를 했는데 그게 무척 입방아에 오르내렸다고 한다.
그녀의 그림, 특히 꽃을 즐겨 그렸는데 평론가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그걸 꽃으로 보지않고 여성의 생식기로 생각하여 다시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결국 그녀는 꽃은 꽃이고 산은 산이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이 보이는대로 해석하고있다.
오키프 박물관 내에서는 사진촬영을 금하고 있으며 전시품이 자주 바뀐다고 하는데 내가 갔을때는 그런 논란의 여지가 되는 그림들 보다는 뉴멕시코의 자연이나 동물들의 뼈와 관련된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야외 카페도 조용하면서 고즈넉한것이 날씨가 좋을때는 이곳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는것도 좋을듯하다.
산타페의 흙으로 빚은 건물과 그 주변을 흐르듯 감싸는 산맥들과 나무 그리고 상쾌한 공기를 맡다보면 따사한 햇빛을 받으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사색하기 참으로 좋은 도시같았다.
그래서인지 이 조그만 도시에 많은 박물관이 있고 다운타운에서 10분정도 언덕을 향해 드라이브하다보면 Museum of New Mexico 가 보인다. 이곳엔 International Folk Art, Indian Arts and Culture 그리고 Laboratory of Anthropology 가 있다.
끝도 없이 진열된 인디언들의 생활용품들 예술작품들을 보다보면 시간가는줄을 모르지만 다리도 아파온다. 다행히 박물관에는 아이들을 위한 체험지역도 있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직접 만들어보는 유익한 시간을 보낼수 있다.
어느새 밖은 뉘역뉘역 해가 지기 시작한다.
뮤지엄 언덕에서 바라보는 석양또한 매우 아름답다. 붉은 태양빛에 더 붉어지는 어도브형식의 건물들은 한번쯤 이런 집에서 살아보고싶다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겨울에 방문해서 그런지 달라스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차가운 공기에 나의 뇌와 폐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는 힐링의 도시가 바로 산타페란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나와서 본 시내의 모습. 낮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뉴멕시코는 텍사스와 서쪽으로 붙어있는 주 인데도 지형에서부터 사람이 사는 도시까지 많은 것이 달랐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전통을 지키고 그들만의 예술과 종교를 보존해가는 모습이 또다른 독특한 멋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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