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나는 나무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여행을 다니거나 그저 산책을 하다가도 나무 사진을 많이 찍는것같다.
나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만은 나는 봄의 새싹이 나려는 나무, 벗꽃이 흐드러지듯핀 나무, 빈틈하나없이 빼곡한 잎으로 채운 나무, 뾰족한 바늘을 세운 나무, 빨간 옷을 입은 나무 그리고 한올도 입지않은 벌거벗은 나무까지 모두 좋다. 아마도 내 이름에 나무가 두개라 더 그럴수도 있으리라.
많은 나무중에 샌디에고 Old Town State Historic Park 에 있던, 그저 광장 한 귀퉁이를 차지했던 나무가 생각이 난다.
아마 그곳은 저녁에 한번 그리고 낮에 또 갔던곳으로 기억하는데 저녁에 방문하니 석양에 나무가 빛을 받고 있었다. 나무 아래에 들어가 올려다보니 수많은 가지가 사방을 뻗어 나가고 있었다.
아이들과 나무아래에 앉아 저곳에 트리 하우스를 만들고 또 저 굵은 가지에는 그네를 달자고 했다. 어디선가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
나무아래 앉아 자세히 보니 나무는 똑바로 자란 나무가 아니라 옆으로 비스듬하게 자란 나무였다. 게다가 엄청난 가지의 무게를 지탱할 저 나무둥지 또한 예사롭게 보이지않았다.
다음날 어디를 갈까하다가 어느 블로거의 글이 생각이 났다. 여행을 할때 같은 곳을 낮에도 찾아보고 밤에도 찾아보았다는 말이 생각이 났다.
다시 나무가 보고싶었는지는 모르나 낮에 같은 곳을 찾은 우리는 다시 나무아래로 기어들어갔다. 마치 내집에 온듯말이다.
낮이라 그런지 가지는 더욱 하얗게 빛을 발하며 하늘을 향해 팔을 뻣고 있었다. 같은 나무였지만 나무는 밤에 보는 것과 또 다른 느낌이었다. 밤의 나무는 밤의 어두움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집같은 느낌이었다면 낮의 나무는 따가운 햇빛을 막아주고 시원한 산들바람을 불게해주는 별장같은 느낌이랄까?
나무라 하면 세코이아 국립공원에서 본 거대한 거인 나무들처럼 하늘을 향해 쭉 뻗은 나무를 상상해왔다. 그러나 이 나무는 휘어지고 기울어진 볼품없는 나무같으나 오랜 세월 번개에 당하지도 않고 거대한 가지의 무게에 부러지지도 않고 욕심많은 사람들의 도끼질에도 살아남아 이곳을 지키는 수호신같은 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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