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길 by 양세형
별의 길
양세형
잘 지냈소?
난 잘 지내오
그냥 밤하늘의 별의 길을 따라가다
그대가 생각났소
난...몰랐소
밤하늘의 별이 좋다고 해서
그저 하늘을 어둡게 칠한 것뿐인데
그대 별까지 없앨 줄
난 몰랐소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그대에게 가는 별의 길은
나타나지 않았소
아쉬운 마음에
밤하늘의 어둠을
지우개로 지워보리오
잘 지냈소?
난 잘지내오
오늘도 고개 들어
별의 길을 쳐다보오
문득 인스타 피드를 보다 코메디언 양세형이 지은 시라 하여 코메디 시인가 하여 넘기기 시작하였는데
잘 지냈소..
난 잘 지내오..
이 대목에서부터 나는 심장이 쿵 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지금 제일 잘 나가는 코메디언에다 그의 한마디에 매번 빵빵 터지던 나로써는
저런 시작을 기대하지않았던것이 사실이다.
별이 좋다고하여 더 어둡게 칠하다보니 그대의 별마저 지웠다는 대목은
어린왕자를 생각나게하기도 하고
또는 잊으려하던 사람을 나도 모르게 잊고난후
갑자기 떠올랐을때 내가 정말 그 사람을 잊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대목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지우개로 지워보려하지만
아마도 밤하늘의 어둠은 지워지지않을것같다.
그래서인지 다시한번
잘 지냈소? 난 잘 지내오를 반복하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글자에 같은 단어이지만
처음 시작의 잘 지냈소와 마지막 잘 지냈소는
어찌도 이렇게 느낌이 다를까.
시인도 아니고 수필가도 아닌 그저 가끔은 바보같이 남들을 웃기는 코메디언이지만
한 소절 하나 하나가 참으로 가슴에 저리는 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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