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또 한해가 간다.
어른들이 나이가 갈수록 시간이 빨리간다고 하더니
내가 그 말의 의미를 절감하고 있는 나이가 되었다.
외국에 살아서 좋은게 무엇인가 하는 질문들을 가끔 받곤한다.
그럴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인간관계를 내가 통제할 수 있어서"라고
자신만만하게 답하곤한다.
외국에 사니 만나고 싶지않은 사람은 만나지 않아도 되었고
일명 "코드"가 맞는 사람들만 골라 만나도 누가 머라할 사람이 없었고
머라해도 상관하지않았다.
그러나 어느덧 내 생활속에 파고든 SNS 는 다시 나를 가상세계의 인간관계속으로 끌어들였다.
얼굴도 모르는 대상의 텍스트 하나로 사람마음을 판단하기에 이르렀고
표정없는 텍스트에서 어톤을 가려내는 신공을 발휘해야했다.
!
이것 하나로 상대가 얼마나 빨리 내 텍스트를 보고 답하느냐에 따라
인간관계의 친밀도를 판단하게되었고
의미없는 이모티콘과 "좋아요" 속에서
관계의 친밀함을 측정하고 있는 나를 만나게되었다.
현실세계나 가상세계나 그 어디든 인간세상 아니겠는가.
관계란 것이 영원하지 않으므로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것은 당연한것이 아니겠는가.
현실세계에서는 상대의 얼굴 표정 행동에서 아 이제 끝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되고
가상세계에서는 "바빠요" 라는 단어가
이곳의 관계란 것이 희석되는 신호라고 어느때부터인가 생각해왔다.
처음엔 그냥 바쁜가보다 생각하겠지만
어느순간 연락이 닿지않고 닿기 힘들었던 관계들을 되돌아보게되면
항상 "바빠서" 란 단어로 시작되었던것같았다.
사람관계란것이 둘다 같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한사람은 떠나는데 한사람은 그대로이면 참으로 마음 아픈일이다.
그런들 어찌 사람마음을 잡을 수 있으며 떠나는 마음에 홀로 기다릴 수 있겠는가.
인간관계란 물이란 생각이 든다.
물처럼 잡을수도 없고
담아두는 그릇에 따라 향료에 따라 그 모양과 맛이 달라진다.
홍수처럼 밀려오는 물을 막을수도 없고
나도 모르게 다 새어버린 물을 담을수도 없다.
DEC 2018
'ELLIE'S MEMO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킷리스트(feat. 큐브호텔) (0) | 2020.08.18 |
---|---|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0) | 2020.08.18 |
July 03, 2020 (0) | 2020.07.04 |
June 25, 2020 (0) | 2020.06.26 |
별의 길 by 양세형 (0) | 2018.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