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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S JOURNAL/EUROPE

신들의 도시 아테네(Athens)를 가다 2편 : 아크로폴리스(Acropolis)

 

아테네 일일투어를 하기로 한 날 새벽은 비가 오다 말다 구름이 잔뜩 끼었다. 호텔방 창문으로 보이는 아테네 골목길은 마치 주택가마냥 조용하다.

 

오늘은 하루종일 걸어야할것을 예상하여 배를 든든히 해야했기에 호텔에서 아침부터 연어와 크로아상 2개를 해치우고 배낭을 메고 호텔을 나섰다. 호텔직원이 오더니 긴 우산을 건냈다. 카메라도 찍어야되는데 긴 우산을 들고 하루종일 다녀야 할것을 생각하니 비도 그칠듯하여 다시 우산을 돌려주고 투어 모임장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길을 가다 낯선 그리스글자는 길을 헷갈리게 한다. 요즘은 다 구글맵으로 걸어가면서 찾아가니 길을 헤멜리는 없는데 외국에서 폰도 되지않고 길을 가끔 헤매며 아날로그식으로 지도를 보며 다니는것도 나름는것도 나름 여행하는 맛이 있는듯하다.

 

다행히 한국여행객으로 보이는분들이 걸어가길래 투어 가시냐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여 그분들을 따라가기로 했다. 엄마와 딸이 다 친구인 이분들은 다행히 딸들이 폰으로 네비게이션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딸들도 길을 잃은듯하여 길을 지나던 사람에게 아크로폴리스 역이 어딘가 물어보니 세블럭정도 더 가라고 했다.

 

비가 점점 더 많이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우산을 놓고나온 나는 큰일이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비에 결국 나는 길에 있는 매점에서 5유로를 주고 급하게 우산을 샀다. 아까 호텔서 주던 우산을 가지고 나올걸 하는 후회를 안고 우산을 쓰고 모임장소에 도착했는데 나중에 투어를 시작하려고 나오니 그때부턴 비가 하나도 오지않았다.

 

투어의 첫 도착지는 아크로폴리스였다. 매표소를 지나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디오니수스의 극장이다.

 

반원형의 극장무대를 85열의 관중석이 둘러싼 구조인데 "오케스트라"의 어원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정도규모면 거의 만오천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데 마이크 시설도 없던 그 시절에 이런 오픈된 곳에서 연극을 했다니 믿어지지않았다. 그런데 오묘하게도 무대에서 말하는 배우의 숨소리까지도 들리는 건축구조라니 정말 고대그리스인들의 총명함에 입이 다물어지지않았다.

 

 

 

 

디오니수스 극장 전경

 

 

 

귀족들의 지정 좌석들을 보다보니 몇천년전 이곳에 앉아 포도주를 마시며 배우들의 무대를 보며 울고 웃으며 박수를 치던 모습이 그려졌다.

 

 

디오니수스극장에서 멀지않은 곳에 또다른 극장이 있는데 헤로데스음악당이라고 하는 제법 큰 극장이 또 있다. 그리스의 유명한 정치가였던 헤로데스 아티쿠스가 죽은 아내를 기리기 위해 2세기에 만든 음악당으로 1951년에 객석만 보수하여 지금까지도 여전히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카라얀같이 웬만히 유명한 음악가가 아니면 공연할수 없는데 2005년에 조수미가 이곳에서 공연을 했다고 하니 무척 자랑스러웠다.

 

 

 

 

 

 

 

이제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올라가게되는데 가이드언니가 친절히 신전을 올라가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보여주니 더 이해가 쉬웠다. 기원전 5세기경이 이런 위용의 건축을 했다는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계단을 올라가는 오른쪽에는 아테네여신의 추종자 니케 여신의 신전이 조그맣게 있다. 나이키 문양이 바로 니케 여신의 날개를 옆에서 본 모양이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지났듯 나도 그곳을 지나니 멀리 파르테논신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속엔 와아 하는 탄성이 나왔지만 사실 보수공사때문에 수술하듯 기둥을 꽂은 모습에 감탄했다기 보다는 드디어 내가 이곳을 보는구나 하는 그런 감동이랄까?

 

 

신전의 서쪽부분은 그리스정부에서 복원작업중이라 신전 앞부분을 빼곡히 철기둥들이 받치고 있다. 지금 내가 보기엔 좀 흉물스럽긴해도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길히 보존하여 후대에 보여주기 위한것이라니 이해해야한다.

 

 

아크로폴리스 입구 전경

 

 

파르테논신전은 아테네의 지도자였던 페리클레스의 지시로 조각가 페이디아스가 공사 총감독을 맡고 설계는 익티노스, 공사는 칼리크라테스가 맡아 15년간 만들어졌다.

 

건물을 돌다보니 신전의 남쪽부분이 뻥 하고 구멍이 나있다. 1687년 그리스를 지배하던 오스만투르크는 신전을 화약창고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아크로폴리스 건너편 산쪽에 주둔하던 베네치아군의 이곳을 향해 포탄을 날렸다고 한다. 결국 화약이 폭발하며 신전과 지붕을 비롯하여 내부의 조각물들이 매우 훼손이 되었다.

 

 

복원작업을 하느라 주변의 조각물들이나 신전 파편들을 이렇게 모아두고 짜맞추기를 하고 있다. 이곳의 건축조각 일부는 영국이나 프랑스가 가져갔는데 복구를 위해 반환을 해달라고 하고 있으나 언제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남의 나라 보물에 그치지않고 건축물 조각까지 돌려주지 않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울뿐이다.

 

 

신전의 동쪽으로 오니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아침햇살을 받아 빛나는 파르테논 신전의 아름다운 위용에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않았다. 아테네를 보호하던 아테네 여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신전이라 내부에는 거대한 아테네 여신상이 있었다고 한다.

 

여신상은 금으로 도배되어있었는데 아침햇살을 받아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신전과 여신상이 빛에 반사되어 아주 멀리에서도 이곳이 번쩍거리며 보였다고 한다. 나중에 나라가 어려울땐 여신상의 금을 판넬식으로 떼어내게 만들어 조금씩 떼어서 살림에 보태썼다고한다.

 

 

 

가이드언니가 이야기해준 재밌는 일화 하나가 아테네상을 만들던 조각가가 시민들에 의해 아테네상의 금을 떼먹었다는 의심을 사서 결국 재판장에 서게되었는데 조각가는 자기는 하나도 떼먹지않았다고 다시 금을 재보라고 했다고 했다. 시민들이 여신상의 금을 어떻게 떼느냐 하니 너네가 나를 의심할 줄 알고 일부러 금을 판넬식으로 떼었다 붙였다 하게 만들었다고 하였다. 결국 재보니 조각가는 결백하였다고 하니 정말 나는 이 조각가의 영민함에 박수를 보낸다.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들은 46개의 기둥이 있는데 기둥가운데 지름을 넓히고 위로 올라갈수록 얇아지게 하여 착시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하였다. 또한 황금비에 가까운 설계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안정된 건축물이라고 한다.

 

 

 

파르테논 신전 옆으로 가다보면 여섯명의 소녀상이 기둥으로 건물을 받치고 있는 에렉티온신전이 보인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아테네가 싸우다 포세이돈이 삼지창을 내려꽂은 신성한 곳에 세워졌고 아테나 여신이 심은 올리브 나부도 신전 외곽에 있다.

 

소녀상들을 유심히 보면 무거운 지붕을 받치고 있는데 다리를 약간 굽힌 모양으로 아래쪽을 지탱할 수 있게 하고 얇은 목부분도 머리카락을 내려 결과적으론 두껍게 처리되어있다고 한다.

 

 

 

 

에렉티온 신전 밖에는 올리브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이 올리브 나무가 여신이 직접 심은 올리브 나무는 아니겠지만 왠지 신성스럽다. 사람들이 만져보고 잎을 뜯어 신의 기운을 받으려 할까봐 미리 앞에는 못들어가게 해놓았다.

 

 

높은 언덕위에 위치한 관계로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어와 날아갈듯 추웠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의 유산을 보느라 아랑곶하지않았다.

 

신전의 복구한 곳을 보다보면 하얀 대리석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현 그리스 복구방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하얀 대리석부분은 지금 우리가 복구한 부분이란 것을 후대세대에 알리기 위한것이라고 하는데 일부러 옛날 모습처럼 위장하지않고 당당히 복구하는 모습이 매우 그리스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파르네논신전앞에서 바라본 아테네 전경

 

 

파르테논 신전은 그리스에서 신전으로 사용되다가 이곳을 지배하는 나라에 따라 교회가 되었다 이슬람사원도 되었던 역사가 있다. 이곳을 지배하는 자들의 마치 승리의 기념물처럼말이다. 오스만투르크가 화약창고로 사용하지만 않았더라면 아직도 여전히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인간이 수많은 전쟁과 정복속에서 번성과 몰락을 거치는동안 아크로폴리스 언덕에서 굳건히 서서 수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인생에 한번은 꼭 봐야할 곳이다. **

 

여행일 : Januar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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