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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S JOURNAL/US East

워싱턴 DC의 또다른 맛을 느끼는 수산시장

워싱턴 D.C. 는 미국의 수도. 링컨 기념관과 국회의사당, 백악관 등등 온갖 멋있는 정부건물과 박물관이 즐비하다.
사실 이런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어쩌면 좀 평범하다.


워싱턴을 5번정도 갔지만 이번에야 워싱턴의 좀 새로운 면을 보았다. 바로 Pier 7.
갈려고 간것도 아니고 당연히 벗꽃을 보려고 내셔널 몰로 향하다 길을 잘못 빠져 이상한 곳으로 와버렸다. 다시 빠져 나가려니 비릿한 물고기, 항구 냄새가 났다.


이게 왠! 워싱턴에서 물고기 비린내라니!
그러고보니 워싱턴에는 큰 강가가 있고 조금 더 나가면 대서양이 나오니.. 수산시장이 있는게 당연한 게 아닌가.
우린 이 냄새의 정체를 찾아 차를 주차하고 냄새를 따라갔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이전까지의 워싱턴에 대한 인상을 모조리 날려버리는.. 이런걸 지저분하겠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겐 사람사는 모습이랄까?
커다란 냄비에선 무얼 삶는지 모락 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구수한 냄새.. 게를 삶나?

안쪽으로 들어오니 더 큰 가게들이 보이고 진열대에는 온갖 신선한 물고기, 가재, 새우 등등이 보이기 시작했다.

허름한 가게들.. 하지만 내 눈엔 게랑 물고기만 보인다.
삶아진 게.. 그냥 먹는건가?

점보 킹 크랩 다리까지!@#!!

아마 이 근방에서 가장 큰 가게 같은 캡틴 화이트 시푸드 상점.

생전 처음 보는 물고기들이 누워서 나 사가세요 하고 있다. 가게 점원들은 한국처럼 소리를 치며 뭘 사가라고 했다.
진짜 수산시장같아!

이 신선한 게를 보시라.. 갑자기 버얼건 게장 생각이 나는건.. 왜일까.

그제야 흥분된 마음에 정신이 들면서.. 이건 어떻게 사 먹는거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먹고싶어~

캡틴 화이트 시푸드 상점 한쪽에 조그만 가게에 사람들이 버글거리며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다.


사진찍기 바쁜 나와 달리 먹고싶어 안달난 브라이언씨는 남들이 어떻게 주문하나 하면서 기웃거리신다. 그렇지. 결코 우리가 이렇게 먹는 곳을 그냥 지나치진 못하지..

 

결국 점보 새우와 크랩케익을 사오신 브라이언씨. 다른 쪽에 마련된 먹는 곳에 가서 시식을 해본다.
먹느라 바빠서.. 먹는곳 사진을 못 찍었는데 간이지붕에 높은 테이블이 있어서 다들 서서 먹는다.


제이미는 나와 브라이언씨를 보고 서서 먹는다고 "No Manner~!" 를 외쳤지만.. 엄마 아빠는 지금 새우때문에 뵈는게 없단다. ㅎㅎ
손에 냄새나는게 싫어서 브라이언씨에게 까 달라고 명령(!) 하고..

 

 

오~ 맨날 작은 새우만 먹다가 이렇게 큰 새우를 먹으니 감개무량 했다.
강바람이 숭숭 부는 간이 식당에 서서 달달 떨면서 이렇게 새우를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은.. 정말 미국에선 처음 느껴보았다.

게 딱지에 올려놓은 크랩케잌은.. 생각했던거보다 좀 크림같아서 난 별로였다.

 

뭐 이런걸로 감동하십니까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사는 달라스에서 바다를 보려면.. 운전해서 6시간 이상 가야한다. 가게에 파는 물고기들은.. 오랜 대륙 횡단 여행을 거쳐 싱싱함은 찾아보기 힘들고.. 새우는..냉동..
삼면이 바다인 한국에 사는 분들은 이해하지 못할 벅참이랄까.(조금 과장해서..)


다음날 브라이언씨 점보 킹 크랩 다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비행기 타러가야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곳에 들렀는데 생것만 판다고 해서 아쉬움을 남기고 다시 새우만 뜯고 왔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참고로 지도를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