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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S JOURNAL/US East

일생에 한번은 뉴욕, 그리고 하이라인(Hign Line)

이번 뉴욕여행 이전엔 가끔 텍사스에 사는 지인들이나 한국에 사는 친구들이 미국을 가게되면 뉴욕에 꼭 가보고싶다고 할때 그 복잡하고 지저분한데를 왜 가보고싶어할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번 뉴욕 여행을 통해 왜 일생에 한번은 뉴욕을 가야하는지 이유를 알게된 곳이 바로 하이라인(HIGH LINE) 이란 공원이었다. 

 

뉴욕에서 2009년 오픈한 이 공원은 30여년간 버려졌던 뉴욕의 웨스트 사이드 화물전용 고가철도지역을 철도의 역사와 생태환경을 재조성한 신개념 공원으로 탈바꿈하였다.  특히 센트럴파크처럼 도심과 공원이 완전히 분리된 공원이 아닌, 빌딩사이로 공원을 조성하여 이곳을 걷다보면 정말 뉴욕에 와 있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하이라인의 시작점은 허드슨강을 바라보는 허드슨야드(Hudson yard) 라는 곳으로 마치 미래에 온듯한 시크한 건물들과 레스토랑, 그리고 각종 샵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허드슨야드에는 2019년 봄에 오픈한 베슬(Vessel) 과 2020년 봄에 오픈할 엣지(Edge) 라는 전망대가 유명하다. 

 

베슬은 인스타그램을 하다보면 신기한 전망대라 위시리스트로 찍어놓았는데 이번 뉴욕여행의 가장 하이라이트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베슬을 가르켜 항아리 같다고 하지만 내 첫 인상은 솔방울이었다. 

 

 

 

 

 

 

무료입장이지만 줄이 길어 기다려야하기때문에 우리 같이 시간에 쫏기는 여행자들은 인당 $10을 내고 아무 시간이나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을 출발하기전 예약을 했다. 

 

사실 베슬에 관한 정보는 인스타그램에서 본 사진이 다였기때문에 허드슨야드에 도착해서 바라본 베슬은 정말 기대 이상으로 대단했다. 게다가 계단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었으리라는 나의 상상과는 달리 모두 계단으로 지그 재그 올라가게 되어있었다.  오르는 계단에는 매우 약한 나였지만 이번 뉴욕여행의 목적이었던 베슬을 아래에서만 볼 순 없었다. 

 

 

 

 

 

나이드신분들이나 장애자를 위해서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천천히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으나 70세 이하로는 아마 탈 수 없을것같았다. 

 

그저 동네 뒷산을 오르듯 한 단계를 올라 경치를 보고 또 한단계를 오르다보면 점점 베슬의 위용이 느껴지며 어느덧 꼭대기에 올라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된다.  

 

꼭대기에 오르면 약간 어지러울 정도로 아찔하며 혹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어쩌면 중간정도밖에 올라오지 못할수도 있을것같았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다보면 내 아이폰이 이대로 떨어지면 어쩌나 할 정도로 스릴이 넘쳤다. 

 

 

 

 

 

 

 

 

 

 

 

아래에서 보는 베슬과 위에서 보는 베슬의 모습은 모두 다르며 시간대에 따라서도 다르다고 한다. 특히 석영이 질무렵엔 이곳에서 보이는 허드슨강의 모습이 더 아름다워 발길을 돌릴수가 없다고 한다. 

 

 

 

 

 

 

 

 

 

 

 

내년에 오픈 예정인 엣지 전망대는 이미 뉴욕에 많은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록펠러센터 혹은 윈월드 전망대에 밀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잇지만 이곳은 다른 전망대와 달리 지상 100층 높이에서 삼각형으로 삐죽 돌출되어 있는데다 바닥 일부는 강화유리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니 그 아찔함은 여느 전망대에 밀리지 않을듯하다. 

 

 

 

 

 

허드슨야드몰(the Shops at the Hudson Yard) 에는 수많은 고가의 샵으로 부터 Bouchon Bakery 를 비롯 한국음식에 영감을 받은 모모푸쿠 키위란 맛집들이 즐비하니 베슬을 오르느라 소비한 에너지를 이곳에서 채우면 될듯하다. 특히 요즘 뜨고 있는 blue bottle coffee 지점도 있으니 방문해볼만하다. 

 

 

 

 

 

하지만 우리는 허드슨야드몰에 특별한 스페인 음식 푸드홀이라 할 수 있는 Little Spain 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세상의 가장 맛있는 음식을 보유한 스페인의 맛집들이 밀집한 이곳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북적거리며 마치 스페인으로 공간이동을 한 느낌을 주었다.

 

 

 

 

사실 식사보다는 저녁에 간단히 칵테일이나 와인을 하기에 좋아보이는 그런 푸드코트로 조용히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은 근처 다른 곳을 찾는것이 좋아보였다. 떠들석한 분위기가 수다떨며 마시기 좋아하는 스페인사람들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된듯했다. 

 

 

 

 

 

 

 

간단한 요기거리를 한후 우리는 허드슨야드를 나와 하이라인으로 올라가는 계단입구를 발견했다. 허드슨야드에서 시작된 하이라인 공원은 예전에 미트패킹 디스트릭이었던 첼시(Chelsea)를 지나 렌조 피아노(Ranzo Piano) 가 설계한 휘트니 미술관 까지 연결된다. 

 

 

 

 

 

 

 

 

 

빼곡한 뉴욕의 빌딩사이로 조성된 공원을 걷다보면 각양각색의 나무와 꽃들이 빌딩들과 조화를 이루며 가끔 길 옆에는 예전의 철도선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하이라인을 따라 새로 지은 건물들은 마치 미래의 빌딩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또 한편으로는 100년도 더 되어 보이는 건물의 뒷편을 따라 오르는 사다리와 덩쿨은 뉴욕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곳곳에 휴식할 수 있는 벤치와 약간 벗어나 뉴욕의 거리를 볼 수 있게 만든 작은 전망대까지 왜 이곳이 뉴욕의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할 수 밖에 없는지 알 수 있었다. 

 

보통 이곳을 여행하게된다면 허드슨야드에서 베슬을 본 후 하이라인공원을 걷다보면 첼시마켓에서 점심을 먹는것이 가장 좋은 플랜중에 하나다. 

 

 

 

 

 

 

첼시마켓은 유명한 나비스코 공장을 고쳐 푸드코트와 쇼핑몰로 변신했는데 타코와 랍스터롤로 유명한 곳이다. 세프들의 요리 용품을 비롯 아기자기한 토드백과 악세사리들을 보다보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하이라인의 끝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휘트니 뮤지엄이 위치하고 있는데 최근 뉴욕 인싸들에게 가장 핫한 뮤지엄이다. 렌조 피아노는 파리의 퐁피두 센터와 런던의 샤드를 짓기도 했지만 포츠워스에 있는 루이스 칸이 건설한 킴볼미술관의 신관을 지은것으로 우리 텍산들에게 더 잘 알려져있다. 

 

휘트니 미술관은 현대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빠지지 않고 들러야 하는 곳인데 금요일 7시부터 10시까지는 기부금 입장만으로도 입장할 수 있으니 뉴욕의 석양과 야경을 즐길 사람이라면 하이라인 공원을 걸은후 꼭 들러볼만한 곳이다. 

 

베슬과 하이라인만 가도 하루 해가 훌쩍 가버려 텍사스로 돌아갈 비행기 시간이라 아쉽게 발을 돌렸지만 내년에 엣지 전망대가 완성되면 다시 들러 휘트니 미술관과 같이 볼 계획을 세우니 아쉽지만 설레었다. 

 

아마도 이런 이유들, 도시의 전통을 버리지 않고 살리면서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뉴욕을 다시 방문하게 하는 이유중 하나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