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드럭스토어에서 2시쯤 늦은 점심을 먹은 우리는 다시 래피드 시티의 호텔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시간을 보니 너무 이른 시간이고 호텔에 가봐야 할일도 없을것같아 현명한 아내(!) 인 저는 남편인 브라이언씨에게 제안을 하나 합니다.
나 : 지금 호텔에 가봐야 3시밖에 안되는데.. 다른데 하나 더 뛸까?
남편 : 어디?
나 : 데블스 타워란 것이 있다네?
남편 : 그건 어디있는데?
나 : (조금 주저하면서..) 와..이오밍주에..
남편 : (지리감각이 조금 없는 편이라 어딘지 확실히 모름..ㅋㅋ) 여기서 몇시간 걸리는데? (시간이 중요함..ㅋㅋ)
나 : (모를거라 생각하고) 래피드시티에서 1시간반만 가면 되거든?
남편 : (뭔가 생각하는듯...) 그럼 여기서 2시간 반이나 가야되? 래피드 시티를 다시 지나서?
나 : (우씨.. 전략이 좀 어긋났구만..) 어..엉.
남편 : (쿨하게~) 가지뭐..
이렇게 쿨~ 하게 우리는 다시 사우스 다코다주의 경계를 지나 와이오밍주에 있는 데블스 타워로 향합니다. 뭐, 미국땅, 특히 텍사스주에 살다보면 왕복 6시간정도 거리는 이제 아무것도 아닙니다. ㅋㅋㅋ 허세...쿨럭!
데블스 타워는 National Park 가 아니고 National Monument 입니다. 물론 National Monument 도 국립공원 연회원권이 있으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지요.
가는 길에 해바라기밭이 펼쳐져있습니다. 오래전 유럽여행을 할때 오스트리아에서 헝가리로 넘어갈때 기찻길변으로 몇시간을 가도 끝도 없이 펼쳐져있던 해바라기밭이 기억나는군요.
자.. 이제 멀리 데블스 타워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와아~
정말 신기합니다. 어떻게 저것만 저렇게 솓아있는거지?
산을 내려오니 사진이 잘 찍히는 자리에 데블스 타워에 대한 설명이 쏠라쏠라 써 있습니다.
너무 크니까 이렇게 멀리서 찍어야 전체가 나오겠군요. ㅎㅎ
이제 점점 더 가까워 지는데 가까이 갈수록 정말 타워가 신기하게 보입니다.
앗! 그런데.. 이게 뭡니까? 중간에 어느 벌판에 차들이 많이 서 있길래 같이 서서 보니..
완죤히 "프레리 도그(Prairie Dog)" 밭!!! 입니다. 아마도 수백.. 아니 수천마리가 살고 있는 듯합니다.
저녁때가 가까워서 그런지 모두 해를 보며 저녁식사중입니다. 사람들이 가까이 와도 도망도 가지않고 자기 할일에 열중하고 있군요.
옛날 루이스와 클락 탐험대가 서부를 탐험하다 이 프래리 도그를 재퍼슨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바로 그 프레리 도그이군요. ㅎㅎㅎ
잠시 프레리 도그에 정신이 팔렸군요. 다시 데블스 타워로 향합니다.
데블스타워 비지터센터에 잠시 들러봅니다.
여기서 잠시.. 다시 교육적인 시간을 가져본다면.. ㅎㅎ
이곳에 정착해 살던 인디언들은 이 타워를 "Bear Lodge".. 번역하자면 곰이 머무는 곳? 이라고 불렀습니다. 이제 이 타워에 대한 전설을 스토리타임 형식으로 이야기 해드리지요. ㅋㅋㅋ
옛날 옛적에 여덟명의 아이가 살았는데 하나는 남자아이, 나머지 일곱은 여자아이였단다. 그런데 갑자기 그 남자아이가 벌벌 떨기 시작하면서 손에 날카로운 송곳이 생기고 몸은 털로 뒤덮이기 시작했단다. 갑자기 곰으로 변한 남자아이를 보고 놀란 여자아이들이 달아나기 시작했는데 여자아이들은 커다란 나무를 올라가기 시작했단다. 그 뒤를 곰이 여자아이들을 잡아먹으려고 따라올라오고 있었는데 여자아이들은 나무 꼭대기에 도달하자 하늘에 기도를 하기 시작했단다. 저희를 도와주세요.. 곰은 여전히 나무를 긁어 자국을 만들며 따라오고 말이지.. 그런데 하늘이 아이들의 기도를 들어 주어 아이들을 별로 만들어주었단다. 그게 바로 북두칠성이란다. 그리고 커다란 나무에는 곰발갈퀴자국이 나서 저렇게 된거란다..
어때요? 재미있었나요?
비지터센터에 걸려있는 이 그림이 아마도 그 전설을 말해주는것같아요. ㅎㅎ
하지만 그건 전설이고.. 과학적인 시대에 사는 우리는 과학적으로 이곳이 어떻게 생긴것인가 알아봐야겠지요? 나.. 선생님 할까? ㅋㅋㅋ
오래전 지하에서 형성된 마그마가 올라오다가 그 속에서 그냥 식어버립니다. 그런데 다시 몇십만년을 흐르면서 땅이 풍화되고 쓸려내려가면서 지하에 있던 마그마 타워가 보이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타워가 되는것이죠.
이런 과학적 사실을 보고 타워를 보면.. 정말 신기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얼마나 많은 흙과 돌들이 씻겨내려간것일까..그리고 자세히 보면 볼수록 정말 신기하게 생긴 돌입니다.
수많은 기둥과 기둥이 똘똘 뭉쳐 하늘로 치솟은 저 모습은 정말 오랜 기간동안 인디언들의 숭배의 장소였음을 의심할 바 없습니다.
이제 타워주변을 돌 수 있는 트레일로 들어섭니다. 우리는 5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해서 다 돌아보기는 무리란 생각이 들었고 그냥 시간이 되는데까지만 가보기로 합니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쭉쭉 뻣은 저 기둥같은 돌들이 무척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저 돌기둥이 떨어지면서 부서진 큰 바위들과 작은 바위들로 아래에 무지하게 많은 돌들이 쌓여있습니다.
타워주변을 도는 트레일은 정말 한적하고 공기도 좋습니다.
앗! 그런데 이게 뭡니까? 같이 트레일을 도는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곳을 보니 암벽을 등반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카메라를 줌해서 보니 등반가들을 보고 기둥을 보니 정말 기둥이 크군요.
돌다보니 저기도 있군요. 와아.. 군데군데 많은 암벽가들이 보입니다.
안내책자를 보니 1893년 처음으로 윌리엄 로저스와 윌라드 리플리가 나무로 된 사다리를 놓아 정상을 밟았다고 합니다.
그후로 그 사다리를 통해 1937년까지 5천여명의 등반가가 이곳을 정복했고 무려 220개의 루트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물론 죽은 등반가도 무척 많다고 합니다.
아슬아슬하게 붙은 등반가들의 모습이 우리를 가슴 졸이게 합니다.
아마 중간쯤 왔을까요? 조용한 벤치가 있길래 더이상 가지않고 쉬기로 합니다. 앉아서 암벽등반가들을 줌~해서 보기도 하고 이렇게 누워서 하늘도 바라봅니다. 아~ 좋다..
한참을 그렇게 뒹글거리다보니 해가 무척 많이 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우리가 ~돌아가야 ~할 ~시간..
타워를 둘러싼 주변의 풍경이 한가롭고 평화롭기 이를 곳이 없습니다.
석양을 받은 타워가 아까보다 더 강하게 자취를 들어냅니다.
갑자기 저 꼭대기가 궁금해집니다. 오직 새들만이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저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어떨까.. 무척 궁금해지더이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은 자에겐 보여줄 수 없다는 듯, 데블스 타워는 굳게 자리를 잡고 말하고 있군요. 보고싶으면 줄타고 올라와... 라고 말이죠. ㅎㅎ
나오는 길에 비지터센터에 가서 암벽등반가들은 저 꼭대기에서 캠핑을 하느냐 물어보니 그건 불법이고 시간이 되면 모두 내려와서 베이스캠프에서 캠핑을 할 수 있다는 군요. 흠.. 그렇구나. 괜히 부러버했네.. ㅋㅋ
나중에 알고보니 1872년에 처음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함께 1906년 데블스 타워가 최초로 National Monument(이걸 한국말로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서.. 흠.. 뭐라고 해야할까..) 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둘 다 와이오밍 주에 있구요.
이렇게 데블스 타워를 보고나니 시간이 좀 더 걸리고 왔던 길을 다시 오긴 했지만 북두칠성의 전설이 어린 이곳을 정말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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