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이에서 2시간거리에 유명한 휴양지 "팜스프링스(Palm Springs)" 는 라스베가스와 같이 인간의 힘으로 개척된 휴양지로 골프장, 쇼핑몰, 카지노 등이 건설되어 있는데 일년에 비오는날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비가 오지않는 사막이다.
그런데 내가 방문한 날은 희안하게도 비가 오고있었다. 비행기 옆자리에 탄 노부부는 비가 오는 팜스프링스를 보며 오마이갓을 되뇌고 있었다. 그정도로 이곳은 비와는 거리가 먼곳이었다.
여행중 비가 오는 것을 그리 염두에 두지않지만 아무래도 여행중엔 좋은 날만 계속되길 바라게 된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팜스프링스는 그저 사막이었지만 그 광활한 땅에 한 부분은 주택가가 빼곡한 반면 또 바로 옆부분은 그저 잡풀이 날아다니는 사막이었다.
비가 너무 많이와 구경을 많이 못할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비는 그리 많이 오진않았다.
차를 렌트한후 간단한 점심을 먹은후 우리는 팜스프링스에서 멀지않은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는 남쪽 입구로 들어가 북쪽출구로 나가 조슈아국립공원을 한바퀴 모두 도는 것으로 했다.
사실 대부분의 볼거리는 북쪽 입구쪽에 많이 있지만(오렌지색지역) 나머지 구간을 가보지않으면 분명 또 아쉽고 궁금한 마음이 들듯하여 모두 돌기로 하였다.
우리가 들어간 남쪽입구는 Cottonwood Visitor Center 로 따로 입구가 마련되어있지않고 비지터 센터안에서 입장료를 지불해야한다. 돈내는곳이 없다고 그냥 달리다가 레인저스에게 걸리면 어마어마한 벌금을 내야한다고 하니 이곳은 꼭 들러야할듯하다.
일주일간 유효한 패스 : $30
연간 패스 : $55
핀토 베이신(Pinto Basin) 이란 지역은 그저 평평한 사막일뿐 운전하기는 살짝 지루한 느낌도 들었다.
게다가 조슈아트리국립공원인데 주변엔 조슈아 나무는 커녕 선인장도 거의 보이지않고 그저 억센 잡초같은 나무들만 간간히 눈에 띄일뿐이었다.
반복되는 주변환경에 잠이 오려하는데 갑자기 주변이 온통 선인장이 뒤덮힌 지역에 들어오게 되니 정신이 번뜩 들었다.
선인장도 신기했지만 그저 아무것도 없던 황량한 곳을 지나가 선인장이 빼곡히 모여있는 곳을 보니 말문을 잃을 정도였다.
이곳은 Cholla Cactus Garden 이란 곳으로 촐라 선인장이 넓은 지역에 번식하고 있다.
이 선인장은 한번 찔리면 안 떨어지는 선인장으로 유명한데 가시가 엄청나게 촘촘하게 나있었다.
끝도 보이지 않는 지역에 무성한 선인장들을 보니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어쩌다 이 많은 선인장들이 이곳에 집중적으로 분포했을까 궁금하던중 선인장 아래 밤송이같은 아기 선인장들이 그득했다.
촐라선인장이 사람들에게 달려든다는 설이 있는데 사실은 이 밤송이같은 아기 선인장이 바람에 날리거나 가까이가면 몸에 붙어 그런 이야기들이 도는듯하다.
이 밤송이같은 아기선인장들이 바람에 또는 물에 쓸려 여러 지역으로 번져나니 이 넓은 지역에 이 선인장만 빼곡히 분포하게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슈아국립공원에 또 유명한 스컬락에 가까워지자 전체 지역이 자욱한 안개로 끼여 바로앞 도로가 보이지않는 상황이 생겼다.
사막에 비에 또 안개라니.. 믿어지지않는 날씨에 점점 더 안개속으로 들어가니 먼가 해골같은 형상이 나타났다.
조금 더 안쪽으로 가니 정말 희안하게도 해골모양의 돌(Skull Rock) 이 있는데 음산한 안개속에서 보니 더 오싹하였다.
사진으로 봐온 조슈아트리국립공원은 강한 햇빛에 비치는 신기한 모양의 선인장들과 조슈아트리 사진들이었는데 우리가 본 이곳은 그런 사진과는 딴판이었다.
바로 앞도 보이지않던 안개속을 운전하다보니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는데 주변으로 이상한 형상의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점점 더 많은 수의 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조슈아트리구나.
조슈아트리는 모하비 사막에서만 자생하는 유카라는 선인장과의 가장 큰 종으로 150년동안 12미터나 자랄 수 있다고 한다.
나무같기도 하고 선인장같기도 한 조슈아트리는 몰몬여행가가 나무가 하늘을 향해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같다고 하여 여호수아의 이름을 따 '조슈아' 트리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종에 따라 1000년을 넘게 살기도 한다고 하니 물도 없는 사막에서 정말 역경을 헤치고 살아가는 나무란 생각이 들었다.
조슈아트리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인 Key view 전망대는 짙은 안개로 건너뛸수 밖에없었고 이곳 하이킹의 메카인 히든밸리도 비가 오고있어 하는수없이 팜스프링스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팜스프링스로 들어서자 비는 더 세차고 이미 칠흙같은 어둠이 내렸다.
다음날 아침 다행히 하늘은 파랗고 맑게 개였고 아침일찍 전날 즐기지 못한 온천도 즐겼다.
팜스프링에서 20분정도 떨어진 Desert Spring 이란 곳은 팜스프링보단 조금 촌스럽고 덜 개발되었지만 이곳엔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한 온천이 나오는 곳이다.
몇년전부터 한인 온천도 개발되고 있고 덩달아 한식, 일식 등 아시안 식당들도 많이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온천이 나오는 곳은 리조트 이름에 "Mineral Spring" 이 들어가 있으니 예약할때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엘에이로 가기전에 전날 보지못했던 팜스프링의 전망을 볼 수 있다는 Palm Spring Aerial Tramway 로 향했다.
가는길에 팜스프링스의 풍력발전(Wind Farm)의 장관들을 볼 수 있었다.
1980년대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풍력발전은 최근들어 기술적으로 더욱 발전된 풍력발전으로 변환되고 있다고 한다.
San Gorginio Pass Wind Farm 동영상보기
** 사막속에 겨울 눈꽃나라가 펼쳐지다
가는 길이 전날 온 비로 폐쇄되어 한참을 돌아 입구에 도착해보니 트램을 탈 수 있는 곳까지 민둥산을 쭈욱 올라갔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보니 트램이 향하는 산꼭대기는 구름에 덮혀 어디가 끝인지 보이지 않았다.
팜스프링스 트램웨이는 다른 지역 트램과 달리 트램이 360도로 돌아가기 때문에 한곳에 서 있어도 올라가는동안 전체지역을 볼 수 있으니 더욱 신기한 트램이었다 .
트램은 점점 위로 오르고 우리 트램이 땅에 조그맣게 그림자로 보였다.
올라가는동안 총 6번 기둥을 통과하는데 통과할때마다 트램이 흔들거려 아주 아찔하면서도 즐거웠다.
구름을 뚫고 점점 정상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정상에 도착하니 아래 사막에서 본 광경과는 완전 다른 겨울왕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 온 비때문인지 엄청난 눈이 와 있었고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따뜻한 햇빛으로 키큰 나무에 쌓였던 눈들은 물로 떨어지기도 하고 얼음이 두두둑 떨어져 머리에 맞기도 했다.
우리는 전망대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이런 사막속 산꼭대기에 숨은 눈꽃왕국의 아름다움에 대해 감탄하였다.
가끔 여행을 너무 가고싶다가도 갑자기 밀려오는 귀차니즘이나 비가 온다더라 눈이 온다더라 등 이런 저런 핑계로 여행을 미룰때가 있다.
그러다보면 일년 이년 그저 반복되는 일상속에 컴퓨터를 바라보고있는 나 자신을 볼때가 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세상은 나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어쩌면 남들에게 보여주지않았던 희귀한 모습을 보여줄때도 있다.
미리 걱정하지말고 떠나보자.
그곳에서 다시 새로운 한해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되리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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