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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S JOURNAL/US West

구름모자를 좀처럼 벗지않던 그랜드 티튼의 산봉우리들

 

 

자연이 부릴수 있는 마술은 어디까지일까.

 

여행을 계획하기전 나는 예전에는 Travel Channel 이나 책을 많이 읽고 요즘은 인터넷 기사나 블로그를 통해 정말 아름답고 신기한곳 풍경을 보면 다음 목적지로 정하게된다.

 

그런 사진들중 내가 그랜드 티튼국립공원을 가고자 마음을 먹게된 사진 한장이 있다.

 

 

 

이 사진을 보고 난 이곳에 가면 이런 멋진 풍경을 보는구나 하는 생각에 몇달을 기다려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방문하게 되었을때 기여코 옐로스톤의 남쪽지역에 위치한 그랜드티튼으로 향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찾았을때는 나의 기다림에 대한 열망에 마치 찬물을 끼얹는듯한 그랜드티튼을 만나게되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던 그랜드티튼의 산봉우리는 한마디로 구름모자를 깊이 눌러써서 전혀 산꼭대기가 어떤 모습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잭슨홀쪽인 남쪽으로 갈수록 구름이 더 많아지고 비가 쏟아지는 모습도 보였다.

 

이전까지 올드페이트 가이저의 웅장한 모습을 보고 오던 우리에게 그랜드 티튼의 모습은 한마디로 실망이었다.

자연이 다시 우리에게 마술을 부렸다. 꼭대기를 어느하나도 볼 수가 없었다.

 

마치 "난 아무에게나 나의 모습을 보여주지않아. 오늘은 좀 찌부득해..내일 와 보든지..내일도 약속할 수는 없어." 이런 속삭임이 들리는듯했다.

 

사진에서 본 웅장하고 아름다웠던 산봉오리는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국립공원안의 제니 레이크라는 큰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고 호수 건너편 산을 트래킹 해보기로 했다.

 

제니레이크 비지터 센터에 잠깐 들러 공원에 대한 정보도 얻고 근처의 셔틀보트를 타기위해 선착장으로 갔다. 가는 도중 조금씩 구름이 걷히고 피크가 보이기시작한다. 6월이지만 여전히 산꼭대기에는 눈보라가 치고 있는듯 하다.

 

 

 

셔틀보트를 타고 내려 쉬운 하이킹 코스라는 Inspiration point 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다람쥐도 보고 물이 힘차게 흐르는 폭포도 중간중간에 볼 수 있었다.

 

산꼭대기에부터 잘려지고 부셔진 바위들이 굴려내려오고 있다. 저 바위가 강가의 조약돌이 되기까지는 또다시 수천년의 시간이 걸릴것이다.

 

 

 

날씨가 흐려 전망이 별로 나에게 "인스퍼레이션"을 주지 못했지만 아이들과 이렇게 산을 올라보기도 오래간만이라 기분이 뿌듯해 아마도 이것이 또다른 "인스퍼레인션"이지 않을까 했다.

 

같이 하이킹 하는 사람들이 산중턱을 보며 사진을 찍고 있길래 뭔가 했더니 지도상에 히든폴(Hidden Fall)이라고 나와 있다. 정말 카메라의 줌을 켜서 댕겨보면 보일 정도로 빽빽한 나무사이에 꼭꼭 숨은 폭포가 보엿다.

 

 

 

호수를 나와 그랜드 티튼 국립공원 비지터센터에 가보니 그랜드티튼에 대한 역사와 동물들에 대한 유익한 전시가 되어있었다. 신기한것은 땅으로 부터 융기한 그랜드 티튼의 산봉우리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 있다.

 

 

 

아이들이 직접 각종 동물의 털을 만져볼 수 있게 되어있고 뿔이나 발톱 같은 것도 직접 만져볼 수 있어 아주 교육적이었다.

 

 

** 사계절을 모두 보여준 잭슨홀(Jackson Hall)

 

다음날 아침일찍 잭슨홀 다운타운을 보기 위해 출발했지만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끼고 비마저 내렸다.

 

잭슨홀로 들어서 이곳에 가장 유명하다는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위에 눈보라가 친다고 한다.

 

 

우리는 텍사스 6월의 복장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한겨울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구름이 겆히고 비가 오지않으면 이렇게 맑고 푸른 광경이 펼쳐졌다.

 

올라가다보니 구름이 중간에만 끼여있고 중간이후부터는 다시 맑다. 정말 변덕이 심한 날씨다.

 

 

또 앞을 보니 구름이 앞을 막고 아마도 눈보라 구름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꼭대기에 오르니 역시 눈보라 비슷한게 치고있고 앞이나 전망은 전혀 볼 수 없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모처럼의 눈구경에 신이 났다. 그리고 바로 옆에 조그만 카페가 있는데 내려가는 케이블카가 30분후에 출발한다고 하여 거기 들어가 코코아를 시켜놓고 몸을 녹였다.

 

내려가는 케이블카에서 보니 구름이 조금 걷혀서 전체 전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구름이 다 걷혔더라면 아주 전망이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려오니 이젠 다시 햇빛이 쨍한다. 정말 날씨가 오락가락 정신이 없다.

 

잭슨홀을 나와 우리는 어제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잭슨레이크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날씨가 맑아져 혹시나 산꼭대기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겼다.

 

가는 길에는 사슴떼가 풀을 뜯고있는 것을 보았는데 여기 야생 동물들은 사람이나 차를 보아도 도망가지 않고 열심히 풀을 뜯고있다.

 

 

그랜드 티튼의 가장 큰 호수인 잭슨 레이크에 왔는데 여전히 산꼭대기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않는다. 어떻게 저렇게 절묘하게 가릴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잭슨레이크는 비가 온 뒤라 맑고 투명하고 잔잔하다. 이런곳에 의자 딱 놓고 한시간만 아무 말 하지않고 아무것도 하지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3초. 아이들의 배고프다는 아우성이 들린다.

 

 

근처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스네이크 강을 보기위해 출발하였다. 그랜드 티튼에서 가장 경치가 좋다는 스네이크강 전망대로 향하면서 나는 제발 한번만 산봉우리를 보여달라는 기도를 했다.

 

하지만 여전히 산봉우리는 볼 수 없었지만 유유히 흐르는 강과 주변의 웅장한 산의 조화를 보니 그랜드 티튼이 왜 국립공원이 되었는지 알게되었다. 섭섭했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에 안고 돌아왔다.

 

 

 

 

그런 섭섭함을 안고 지낸 몇년후 다시 나는 옐로스톤과 그랜드티튼을 다시 만나게 될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나는 드디어 그 사진에서만 보았단 그랜드 티튼의 산봉우리를 내눈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 봉우리들은 높이 4200미터정도의 고봉들로 프랑스말로 "젖꼭지"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18세기에 비버를 사냥하던 프랑스 사냥군들이 고향에 두고온 여친과 아내들의 가슴 생각이 나 지었다는데 이젠 이름을 바꾸고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되버렸다.

 

 

또한 다시 찾은 잭슨홀 케이블카로 오른 정상은 너무나 화창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어느 장소이든 낮과 밤에 찾을때가 다르고 또한 여름과 겨울에 찾을때조차도 다르니 한번 갔던 여행지라 하더라도 다시 찾게 되면 또다른 아름다움으로 나를 반기고 있을것이다. **

 

 

 

 

#GRANDTETON #NATIONALPARK #그랜드티튼 #옐로스톤 #와이오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