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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S JOURNAL/US West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가 시작되는 몬테레이

 

보통 바다로 휴가를 간다고 하면 야자수가 늘어서있고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짚으로 만든 파라솔 아래에서 데낄라 한잔하는 상상을 하게된다.

 

하지만 나는 바다로 휴가를 간다고 하면 파도가 우렁차게 부서지며 약간 차가운듯한 모래를 밟거나 산중턱에서 햇빛에 부서지는 바다와 주변 경치를 바라보며 시원한 공기를 쐬는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미서부 북쪽의 오레건주의 캐논 비치로부터 남쪽의 샌디에고의 라호야비치까지 미국 서부 해안가 여행을 좋아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향하다보면 미국 부호들의 휴양지 몬테레이에 도착하게된다.

 

 

 

내가 여행한때는 하필 토요일이라 산호세로부터 몬테레이까지 2시간이면 도착할 거리를 거의 4시간이 걸릴정도로 엄청난 트래픽을 경험했다.

 

많은 사람들이 캘리포니아를 가장 살고싶은 주라고 하던데 여행으로만 다닌 나는 아직도 이런 답답한 트래픽과 높은 집가격에 물가를 보면 의문이 많이 생겼다.

 

계획보다 늦게 몬테레이에 도착하자마자 배고픈 배를 쥐고 Schooner's 란 해변가 레스토랑부터 찾았다. 해변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점심을 먹다보니 이런것때문에 캘리포니아에 살고싶은것일까 하는 부러움이 조금 생겨났다.

 

 

 

 

 

점심을 마치고 몬테레이 시내를 들어서니 가는 날이 장날인지 골동품 자동차들의 퍼래이드가 벌어지고 있었다. 곱게 옷을 입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한껏 치장한 차들을 몰고 거리의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칠팔십년도 더된 자동차들이 지금까지도 저렇게 잘 움직이며 벌레도 미끄러질정도로 반짝거리게 광을 낸 것을 보면 오너들이 얼마나 수고를 들이고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몬테레이가 유명한 이유중 하나는 세계 3대 골프장중 하나인 페블비치 골프코스와 그 골프코스를 감싸고 도는 "17마일"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가 있기때문이다.

 

페블비치 골프코스는 미국의 수많은 골프장중에서도 상위를 항상 기록하는 골프장이며 매년 AT&T 프로암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곳으로 골프덕후들의 꿈의 골프장이기도 하다.

 

그곳으로 들어가기위해서는 17마일 드라이브코스로 들어가야되는데 자동차들은 사용료를 지불해야하는 톨 로드이다.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들어갈때는 따로 내는 돈은 없다.

 

퍼시픽 그로브에서 시작되는 17마일 드라이브는 S자 코스로 구불거리며 나있는데 오른편으로 펼쳐지는 해안가를 지나다보면 그 아름다움에 차를 멈추지않을수 없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Fanshell Overlook 에 잠시 정차해보니 멀리 수많은 바다표범들과 펠리컨을 비롯한 바닷새들이 떼지어 있는 섬이 보였다.

 

 

 

17마일을 운전하다보면 납작한 소나무같은 나무들이 보이는데 이것은 몬테레이 사이프러스로 해안바람에 의해 넓은 부채모양의 납작한 잎을 가졌다고 한다.

 

 

 

늦게 몬테레이에 도착하는 바람에 그냥 멀리서만 보고 지나치게된 페블비치 골프장은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가 “죽기전에 단 한번의 라운드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페블비치를 선택하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골퍼들에게 짜릿한 라운딩을 선사한다고 한다. 골퍼가 아니라도 골프장내의 식당인 로이스(Roy's) 등에 방문하여 멋진 석양을 바라볼 수 있다.

 

 

 

이곳의 사이프러스 나무들중 가장 유명한곳은 바로 "론 사이프러스(Lone Cypress)" 라는 나무로 250년간 한자리에서 해풍과 파도에 맞서고 있는 나무이다. 인간들의 보호에 의해 앞으로 50년정도 더 살 수 있을것이라고 한다.

 

론 사이프러스를 보다보면 요즘 시대에는 참으로 보기 힘든 갖은 고난과 시련에도 굽히지않고 자신의 의지를 지켜나가는 사람을 보는듯하다.

 

 

 

 

몬테레이와 17마일의 아름다움에 빠져있다보니 진작 여행의 목적지인 빅 서(BIG SUR)는 오후 늦게 출발하게되었다.

 

빅서는 크다는 BIG 과 스페인어로 남쪽의 의미인 SUR 를 합쳐진 곳이다.

 

빅서는 엘에이와 샌프란시스코의 해안도로를 잇는 1번 주도(Califormia State Route 1) 에 있는 수많은 관광지중 하나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중 하나다.

 

 

 

시간상 아쉽게도 몬테레이에서 빅스비 브릿지(Bixby bridge)까지만 가기로 했지만 가는 내내 펼쳐지는 해안가의 경치는 차를 세울수밖에 없었다.

 

빅서(Big Sur)의 금문교라 할 수 있는 빅스비 브릿지(Bixby Bridge)는 1932년에 완성된 다리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다리라고 한다.

 

해안가를 운전하다보면 1930년대에 이런 협곡과 절벽사이에 다리를 건설하는것이 무척 힘든 일이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그때만해도 중장비가 없던 시절이라 인부들이 일일히 시멘트를 등에 실고 날라야했다고 한다.

 

그들의 그러한 수고덕에 우리는 지금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들도 몸은 힘들었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땀을 식히지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Castle Rock Viewpoint)

 

 

우리가 왔을때는 화창한 날씨에 석양까지 겹쳐 빅서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눈에 담았지만 사실 이곳을 여행한 많은 사람들이 짙은 안개로 운전할때 아찔한 경험을 한 사람도 많다고 한다.

 

 

 

아쉬움을 안고 산호세로 돌아오는 길은 여전히 트래픽으로 몸살이었다.

 

시속 10도 못내는 트래픽을 경험하다보면 텍사스가 최고다 하다가도 눈을 돌리면 아름다운 해변과 석양으로 즐거워져 잠시 트래픽이 잊혀지는, 참으로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는 미서부 해안도로 하이웨이 원이 아닌가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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