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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S JOURNAL/US West

한적함을 느낀 겨울바다, 페드레 아일랜드(Padre Island)

 

항공사 직원이나 직원가족이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은 비행기를 싼 가격에 혹은 무료로 원할때 빈자리만 있다면 언제든 떠날수 있다는 혜택이다. 그래서인지 남편의 연봉이 배가 된다고 해도 이런 자유로움은 좀처럼 누려지지않을거란 생각이 들때가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주말에 자주 1박2일로 텍사스 근처의 도시로 여행을 떠났는데 그중 한곳이 텍사스주 가장 남쪽의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란 곳이다.

 

 

 

코퍼스 크리스티의 CORPUS 는 몸을 의미하며 CHRISTI 는 예수님을 칭하는 것으로 “예수님의 몸”이란 뜻인데 매년 몰아치는 멕시코만의 허리케인을 감내하는 예수님를 연상하게한다.

코퍼스 크리스티에는 세계2차대전부터 90년대 초까지 운행되었던 항공모함 USS렉싱턴호가 전시되어있다. 그곳에 가려면 베이 브릿지를 건너야하는데 작은 시골이겠거니 생각했던 도시가 의외로 잘 정돈된 것이 신기하였다.

 

 

 

 

 

렉싱턴 항공모함에는 은퇴한 군인들이 자원봉사로 안내를 하고있는데 선장의 개인공간, 주조정실, 선원들의 공간들과 이 항공모함이 참여했던 주요 전투들에 대한 자료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답답해지는것이 이런 항공모함속에서 몇달씩을 지내며 전쟁을 감내했을 군인들에게 정말 존경심이 우러났다.

 

 

태평양사령부소속 항공모함이라 한국에 관한 전시물도 있으나 실제 한국전쟁에는 참여하지않았다고 한다.

 

 

 

 

코퍼스 크리스티에는 군인도시라 그런지 의외로 한인인구도 제법 있어 한국 식당이나 작은 한인타운이 형성이 된듯하였다. 한국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러 들렀더니 주인장의 인심이 마치 시골을 찾은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대접해주었다.

배도 부르고 이제 페드레 아일랜드로 떠났다. 11월이지만 텍사스 남쪽은 전혀 춥지않았다.

 

 

패드레 아일랜드는 텍사스에서 가장 큰 Barrier Island 인데 대양에서 육지로 바닷물이 밀리면서 해변가를 따라 방패같은 섬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그 사이에는 강같은 바다가 있는데 미국에서는 이것을 Lagoon 이라고 부르고 지명은 Laguna Madre 라고 부른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플로리다에 이르는 걸프만에는 이런 Barrier island 가 끝도 없이 펼쳐져있다.

플로리다 지역에 가면 이 라구나에는 수많은 요트가 정박해 있다.

패드레 아일랜드에 가기전에 도착한 해변가. 모래가 플로리다 모래처럼 하얀 모래다.

우리는 패드레 아일랜드 생태보호구역이 있는 맨 마지막까지 운전을 해 갈것인가 말것인가 무척 고민을 했다. 몇번 이런 곳을 경험해 본적이 있어 사실 가는 동안 아무것도 없이 지루하게 운전해 갈것이라 고민이 되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안 가보면 후회스러울것같아 출발했다.

역시나 무척 지루하고 따땃하고 졸음이 밀려왔고 마치 길가의 전봇대가 양떼의 양 한마리 두마리를 세듯 졸음이 밀려왔다.

 

 

드디어 패드레 아일랜드 생태 보호 구역에 도착하였는데 근방에 주유소가 없으니 주유는 미리 하고 들어와야된다.

 

비지터센터에 들어가니 왜 이곳이 생태적으로 이렇게 중요한가 설명이 되어있었는데 멸종위기의 거북이가 알을 낳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둔덕처럼 되어있는 모래사장에도 되도록 들어가지 말라고 되어있었다.

 

 

본격적으로 해안가를 탐색하기 위해 나왔다. 비지터센터에서 아이들을 위해 모래 놀이 기구를 마련하였더니 아이들은 마치 모래 만난 아이들처럼 아빠를 끌고 바다로 향한다.

나는 슬렁 슬렁 경치도 구경하고 멋있게 바닷바람도 맞아보고 머리칼도 휘날려 보았지만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

 

 

그저 모래사장에 앉아있으니 다시 이렇게 넓은 모래사장이 모두 내것이다.

 

 

도로는 여기까지 나 있지만 패드레 아일랜드는 텍사스와 멕시코의 국경인 Brownsville 까지 끝없이 펼쳐져 있다. 한마디로 이리로 남쪽으로 쭈욱 걸어가면 멕시코가 나온다.

아이들이 모래와 씨름하여 예술작품을 만드는 동안 나는 푸른 바닷가에 앉아 불어오는 나의 걸프의 바람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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