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동생과 함께한 영국과 스코틀랜드 여행중 가장 기대된 곳은 바로 에딘버러이다. 20여년전 배낭여행을 할때도 영국 런던만 보고 프랑스로 넘어갔고 이상하리만큼 그후에도 영국은 참 여행하기 힘든곳중에 하나였다. 에딘버러는 런던에서 북쪽으로 기차로 5시간정도 걸리는 옛 스코틀랜드의 수도였으며 이곳을 여행할때 꼭 봐야할 곳이 바로 "에딘버러성"이다.
우리가 보통 성이라 하면 디즈니영화에 나오는 지붕이 뾰족하고 화려한 성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디즈니에 의해 미화된 성이고 실제로 성, 캐슬은 오래전부터 가장 중요한 지역을 지키기위한 요새같은 곳이었다. 그러므로 성은 어찌보면 매우 암울하고 참혹한 역사가 숨은 곳일지도 모른다.
에딘버러의 어디서든 보일듯한 에딘버러성의 첫인상 또한 아름답기보다는 매우 중세스럽고 난공불락의 성으로 보였다. 게다가 구름이 잔뜩 낀 에딘버러의 날씨는 성을 더욱 무서운 장군같은 모습으로 나를 내려다 보는듯했다.
에딘버러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입구 양쪽을 지키는 동상은 한쪽은 로버트 더 부르스(로버트 1세)와 윌리엄 월레스의 동상이 있다. 로버트 더 부르스는 잉글랜드에 넘어간 스코틀랜드를 되찾은 영웅으로 스코틀랜드의 역사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우리가 영화 브레이브하트로 잘 알고있는 윌레엄 월레스와 가끔 혼동되기도 하는데 두 사람 모두 스코틀랜드의 독립에 가장 큰 공헌을 하였다. 로버트 브루스(로버트1세)는 근성의 사나이로 유명한데 잉글랜드의 왕이 세번이 바뀔동안 잉글랜드와 싸워온 인물이기도 하다. 거미가 계속 줄이 끊어지는 상황에서도 거미줄을 완성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 대항했다는 거미일화로 유명한 인물이다. 이런 일화들은 에딘버러성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 곳곳의 다른 성이나 사원들의 스테인글라스 작품에서도 많이 보여지고 있다.
성의 입구를 들어가면 또 다른 높은 성벽이 보이는데 그 성벽들은 몇단에 걸쳐 쌓아올려져있고 그 꼭대기에는 대포들이 나열해있어 정말 난공불락의 성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성벽에서 보이는 에딘버러는 정말 동서남북 보이지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또한 성내부에는 또다른 성벽과 건물들로 빼곡하여 중세시대 이런 성을 지엇다는것이 놀라울뿐이었다.
가장 안쪽의 Fogg's Gate 를 거치면 드디어 에딘버러성의 가장 핵심이자 귀족들이 거주했던 Great Hall 과 현재는 Scottish War Memorial 로 쓰이는 메인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Great Hall 을 지키는 말과 사자는 스코틀랜드를 상징한다.
잉글랜드를 상징하는 사자와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말이 Great Hall 앞을 지키고 있다.
Great Hall 에 들어서면 빨간 정면 벽위로 웅장한 지붕이 보이는데 색감이나 짜여진 조합이 정말 스코틀랜드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 중간에 서보니 마치 내가 중세시대 갑옷을 입고 스코틀랜드의 왕을 알현하는 상상이 들 정도였다.
창문을 장식하는 스코틀랜드 귀족가문의 문양역시 햇빛을 받아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영국의 크라운 주얼(Crown Jewel) 이 전시되고 있는 Royal Palace 의 모습이다. Crown Jewel 이 전시된 방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다.
이 Crown Jewel 은 "Honours of Scotland" 라고도 불리는데 스코틀랜드왕의 왕관과 칼, 그리고 봉으로 구성되어있다. 대영제국에서 가장 오래된 왕관세트로 보기만해도 그 위엄과 화렴함때문에 유명한 일화들이 있다. 이 왕관은 퀸 메리가 아기일때 왕으로 책봉될때 처음 쓰여졌으며 그후 스코틀랜드 왕들의 대관식때 쓰여졌으나 17세기 중반 잉글랜드의 크롬웰의 침략때 이 보물을 빼앗기지않기위해 스코틀랜드의 모처에 숨겨지게된다. 100여년간 숨겨져있던 보물들은 전설속에 남겨지는데 1818년 월터 스캇경에 의해 찾게된다. 그후에도 세계대전때 나찌를 피해 또 숨겨지게되는데 그정도로 가치있는 보물이다.
또한 이곳에는 잉글랜드가 빼앗아간 Stone of Destiny 도 함께 전시되었는데 에드워드1세가 잉글랜드로 가져가 700년동안 런던에 볼모로 잡혀있던 스코틀랜드의 보물이다. 이것은 스코틀랜드 왕들이 이 돌앞에서 대관식을 해야하는데 잉글랜드로 빼앗기는 바람에 잉글랜드왕에게 굴복할 수 밖에없었던 스코틀랜드의 아픈 역사를 대변하는것이다. 1996년 에딘버러 성으로 다시 반환되었다고 한다.
에딘버러성에서 가장 성스럽다는 성 마가렛 예배당이다. 이곳은 로버트 더 브루스가 잉글랜드에 패하기전 성을 부술때도 이곳만은 파괴하지않았던 곳이라는데 신앙심이 깊었던 마가렛 여왕이 죽자 그의 아들 데이빗왕이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만든 예배당이다. 공간은 아주 작고 아담했지만 어머니와 아들의 모정을 몇천년이 지난 오늘에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성을 둘러보다보면 어마어마하게 큰 대포가 보이는데 이것은 " Mons Meg" 라 불리는 대포다. 1427년 제임스2세에게 헌납된 이 대포는 무려 180키로나 하는 포탄을 발사하는 최근까지 가장 큰 대포로 알려져있었다. 이제 그 어마무시한 대포가 바라보는 에딘버러는 평화롭고 고즈넉하다.
성을 돌아다니다보면 이곳을 지키던 군인들의 개들을 위한 무덤도 보인다. 마치 사람의 무덤처럼 비석을 세워둔것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자신의 개들을 사랑하고 아꼇는지를 알수 있을듯하다.
그 어떤 침략에도 굳건한 에딘버러성안에도 봄이 오는지 파란 잔디는 자칫 우울할듯한 성의 분위기를 살려주는듯하다.
이제 Museum of the Royal Scots 을 가보는데 이곳은 스코틀랜드 왕가를 지키던 군인들의 유물들이나 역사를 알 수 있는곳이다.
또한 한편에는 Prisons of War 전시관이 있는데 암울했던 중세의 투쟁의 역사속에 포로나 죄수로 잡혔던 이들의 생활상이나 그들이 문에 남긴 그들의 이름들, 사건들을 볼수 있었다. 일년내내 비가 자주 오던 스코틀랜드라 그들의 침낭이 바닥에서 떨어져 매달려있는것 또한 신기하게보였다.
에딘버러성은 가볍게 돌아도 2시간이상 넉넉잡아 4시간정도의 투어시간이 필요할정도로 넓고 볼것들이 너무 많다. 아직도 우리들에게 알려지는 스코틀랜드의 역사이야기를 느낄수 있는 성내부 투어외에도 그들이 잉글랜드와의 투쟁을 통해 이곳을 지켜온 이야기들을 성벽을 걸으면서도 느낄수 있다. 투박하고 오랜 세월의 이끼가 끼인 성벽을 만져보면 그들의 이야기들이 들리는듯하다.
우리는 멀리서 듣기만햇지만 매일 1시가 되면 Mills Mount Battery 에서 대포를 쏘는데 1861년부터 내려오는 전통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에딘버러 시민들이나 항해를 하는 선원들에게 정확한 시간을 알리기 위해 쏘았다고 한다. 소리가 매우 크고 놀라울만하나 스코틀랜드의 역사를 알아가는 좋은 경험이 될듯하다.
스코틀랜드를 여행하게되면 반드시 들러야할 에딘버러성, 그곳에서 나는 스코틀랜드의 역사와 삶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다.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에 복속된지 몇백년이 지나 지금은 그레이트 브리튼으로 불려오지만 이곳에서 만나는 스코틀랜드인들에게선 전혀 다른 세계에서 온 나조차도 스코틀랜들인들의 자부심과 그들의 역사를 잊지않으려는 그들의 노력이 보이는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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