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대영제국이라 이야기하는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이즈 그리고 북아일랜드가 연방국가를 이룬 곳이다. 그래서인지 여행하는 각 지역마다 다른 언어를 쓰고 각 지역마다 매우 독특한 문화를 느낄수 있다. 이번에 여행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정말 두개의 나라를 여행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른 곳이었지만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대영제국의 자부심을 가진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대영제국의 수도인 런던의 첫인상은 사실 그리 특별하지않았다. 그저 미국 동부의 보스턴을 온 느낌이랄까? 언어도 다르지않고 건물또한 보스턴과 너무 비슷하여 내가 정말 외국을 온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런던에서의 여행일정이 2박밖에 되지않아서 나는 되도록이면 시간을 허비하지않고 꼭 봐야하는 곳을 둘러보기로 하는 계획을 짰다. 그래서 시내중심부의 한인민박을 구했고 비가 오는 런던을 고려해여 민박집에 공항픽업도 의뢰했다. 아마도 공항에서 런던시내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갈수도 있었겠지만 이제 40대에 이른 나는 20대에 나의 여행처럼 새로운 곳을 찾아 헤매고 많은 곳을 보아야했던 부담감을 버린 여행을 하고싶었다. 물론 시내는 발로 걷는 여행이지만 말이다.
** 런던의 경치를 무료로 한눈에 볼수있는 스카이가든
민박집에 짐을 풀고 지하철에 오르니 낡은 지하철이며 표지판이 드디어 내가 런던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외국을 나가면 낯선 언어로 긴장하기 마련인데 영국은 적어도 그런 긴장은 버려도되는 곳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맨처음 도착한곳은 런던의 스카이가든이란 전망대이다. 이 전망대보다는 2013년에 새로 오픈한 유럽 최고높이의 "샤드" 전망대가 사실 최고로 꼽히는데 그곳은 온라인에서 30파운드의 거금을 내고 사전예약을 해야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반면 스카이가든은 온라인으로 무료로 예약이 가능하다. 정해진 시간에 입구로 가면 짐검사를 한후 엘리베이터로 전망대로 향하게된다. 대부분의 도시의 전망대들이 이상하리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이곳은 미리 사전예약하는 수고만 하면 되니 얼마나 금상첨화인가.
울창한 온실에 온듯한 스카이가든에 오르니 최근 고층화의 급속도로 진행되는 런던의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아쉽게도 비가 와 구름이 껴서 멀리는 보이지않았지만 우리가 런던에 있는동안 가게될 타워브리지나 런던탑이 한눈에 들어왔다. 비만 오지않았더라면 바깥 전망대도 나가볼 수 있지만 미끄러운 관계로 밖으로는 나갈 수 없었다. 석양때 오면 참 아름다울것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망대를 나와 우리는 시내를 걸어 세인트폴 대성당쪽에 위치한 저녁식사장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3월의 런던은 그 이미지처럼 추적추적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가다보니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펍인 "Ye Olde Watling" 도 지나치게되었다. 런던대화재이후 1668년에 새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작은 펍(Pub) 으로 저녁이 되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골목들을 지나치자 비에 젖은 세인트폴 대성당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후 늦은 시간에 도착해 안을 구경할 순 없었으나 영국의 국민적 영웅인 웰링턴장군의 묘와 수많은 저명인사의 기념비들이 있다고 한다.
세인트폴 대성당과 멀지않은곳에 런던에 오면 꼭 먹어봐야한다는 "버거 앤 랍스터" 로 향했다. 랍스터로 만든 그 무엇이라도 맛이 없겠냐만은 보스턴에서 먹었던 랍스터 샌드위치보다 더 맛있었다. 런던이 먹을것이 맛이 없다던 말은 다 거짓말처럼 느껴진 , 비주얼이나 맛으로 런던 한판 승이었다.
저녁을 먹고 밀레니엄다리를 건너 숙소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비가 오다말다하는 런던에 불이 켜지기 시작하니 어느덧 내가 진짜 런던에 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디어 들기 시작했다.
밀레니엄 다리에서 건너편을 보니 하얀색 세익스피어 글로브극장이 보였다. 마치 옛날건물같으나 사실은 1997년에 세익스피어가 살았던 시대를 재현해 만든것으로 스탠딩극장이다. 그시대 연극처럼 볼 수 있다고 하니 다음 여행엔 꼭 들러 중세시대 연극도 보고싶다.
밀레니엄 다리를 건너면 옛 발전소를 개조해 2000년 개관한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미술관같지않은 우중중하고 공장건물같지만 현대미술 전문갤러리로는 세계 최대로 여러 예술가들과 학생들이 끊임없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첫날오후 런던에 도착하여 오후내내 런던 시내를 걸어다녔는데 걸어다닌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수 없었다. 하지만 다리가 아프면 카페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다시 걷다보니 어느덧 민박에 도착하였다. 공항에 내려서 살짝 실망스러웠던 건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20여년전 배낭여행을 할때 하이드파크의 안개만 기억할뿐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찾은 런던은 그때와는 또다른 기억에 남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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