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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S JOURNAL/US East

미시간의 청량함과 느긋함을 즐길수 있는 매키나아일랜드(Mackinac Island)

미시간주는 매키나시티를 관문으로 두개의 반도로 나눠진다. 손바닥같이 생긴 로어반도(Lower Peninsula) 와 위쪽의 어퍼반도(Upper Peninsula) 로 나뉘면서 호수도 왼쪽으로 미시간호수, 오른쪽으로 휴런호수로 나뉜다.  두 반도를 잇는 매키나브릿지를 건너 조금더 가면 캐나다 국경도 만나게된다. 이렇게 교통의 요지인 이 지역의 매키나 아일랜드는 영국군의 요새로도 유명했고 19세기들어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면서 더욱 청정 관광지로 남은곳이다. 

 

 

 

디트로이트에서 매키나 아일랜드까지는 4시간정도 걸리는데 중간에 식사도 할겸하여 프랑켄무스(Frankenmuth)라는 독일마을을 잠시 들렀다.  프랑켄무스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 샵인 브루너스(Bronner's Christmas Wonderland) 도 있고 동네가 마치 독일 시골마을에 온듯 아기자기하다. 

 

* 독일마을 프랑켄무스의 바바리안인(Bavarian Inn Hotel)에서 맛보는 독일정통식

 

저녁을 먹기로한 "바바리안 인(Bavarian Inm Hotel)" 근처에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가 있다고 하여 가보았다. Frankenmuth Holz Brucke 라고 불리는 이 다리는 보기보다는 최근에 만들어진 다리인데 1979년에 완공된 나무로만 만들어진 다리라고 한다.  먼가모르게 매디슨카운티의 다리같은 느낌도 나고 루쩨른의 카펠교처럼 지붕이 있는 다리이다. 

 

 

 

 

 

 

 

 

 

호텔로 향하는 잔디는 정말 연두빛이고 한적한 독일 시골에 온듯한 느낌이다. 호텔의 벽에는 진짜처럼 사람이 벽을 기어올라가는 그림도 그려져있다.  스위스나 독일처럼 창문앞에는 화려한 꽃들로 더욱 외국에 온듯한 느낌을 풍기고 있다. 

 

 

 

 

 

잔디는 정말 누가 깎고 관리를 했는지 상을 주고싶은 생각이다. 마치 연두빛 카펫을 깔아놓은듯한 이곳에 정말 뒹굴고싶다는 생각밖에 들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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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으로 유명한 식당으로 들어가보니 레스토랑 벽면엔 그림동화의 일부같은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내부에는 마켓도 있는데 아기자기한 물건들로 가득했다. 이 식당의 서버들은 모두 독일 정통복장을 입고있다. 

 

우리는 독일정통식을 시켰는데 매우 독일스러운 스프와 한국의 반찬처럼 여러접시에 코울슬로와 오이피클, 크랜베리 같은것들이 나왔다.

 

 

 

 

 

맛은 개인적인것이라 아주 맛있다라던지 맛이 없다고는 할수 없다. 블로그에 나온 맛집들을 찾아가면 어떤 사람은 맛있었다 혹은 맛이 없었다하는 그런 이유들이다. 프랑켄무쓰에는 이외에도 많은 맛집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니 이곳에 가게되면 여러 식당을 트라이해보는것도 좋겠다.  

 

 

* 두개의 미시간을 연결해주는 매키나시티

 

식민지시절 미시간주는 대서양과는 거리가 먼 미국 땅의 중간에 있었지만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 들어온 고가의 수입품들이 동부의 허드슨강을 거치고 휴런호수를 지나 중부의 시카고로 운송되게된다. 다시 시카고에서 이물건들은 미국의 중부로, 또는 미시시피강을 통해 남부로 전달되는 아주 교통의 요지였고 매키나시티는 이 배들이 꼭 지나야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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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키나시티에 들어서면 바로 우리를 반기는  "미치리매키낙 주립공원"에 들러보았다.


이곳에서는 두 반도를 이어주는 매키나 브릿지도 볼수있고 지금은 운영이 되지않지만 이곳을 지났던 많은 배들의 교통정리를 시키던 올드 매키나 포인트 등대도 있다. 매키나 브릿지를 건너면 보이는 곳은 세이트 이그나스란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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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매키나아일랜드가 보인다.  오늘은 역시 호수의 바람은 강해서 파도가 높은편인것같았다. ​

 

 

 

 

이 공원엔 거위들이 많은데 바닥을 잘 보고 다녀야한다. 경치좋다고 마냥 뛰어다니다보면 신발에 먼가 물컹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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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운영되지않지만 관광객들을 위한 박물관으로 오픈된 매키나 포인트 등대이다. 빨간 지붕이 인상적인데 밤에는 등대로, 낮에는 이 지붕을 보고 멀리서도 배들이 위치를 알지않았을까싶다.  빨간 지붕의 등대가 호수와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등대위 견학도 할 수 있다.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다리지만 미국엔 의외로 gephyrophobia 라는 다리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끔 이 다리를 건너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전화를 하면 대리운전을 해주기도 한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이곳에서 멀지않은 부두에서 매키낙섬으로 향하는 페리를 탈수있다.

 

페리회사는 매키나시티와 다리를 건너면 있는 세인트 이그나스에 3개의 페리회사가 있다. 운임은 거의 비슷한데 비지터센터를 들르면 어떤 페리회사는 스페셜 운임이 있으니 한번 확인해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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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는 3층짜리인데 호수바람이 세서 실내에 앉기로 했다. 20분정도 달리면 우리의 목적지인 매키나섬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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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보이는 매키낙섬은 마치 동부의 조용한 한 마을을 보는듯하다. 선착장엔 많은 요트나 배들이 있는 것을 보니 섬답게 이곳의 교통수단인가보다. 

 

멀리 매키낙다리도 보이는데 매키낙시티에서 볼때보다 생각보다 무지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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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는 바닥이 보일정도로 맑았다. 이런것을 보면 이곳 주민들이 청정지역으로 섬과 호수를 관리하는 방법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않는다. 작은 섬에 자동차마저 못다니게 하며 자연을 보호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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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을 나오자마자 많은 마차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있는데 무엇보다 먼저 구수한(?) 말똥냄새가 우리를 반긴다. 매키낙섬에는 자동차가 없다. 그래서 이섬에선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닌다.

 

매키낙섬은 전체둘레가 8마일밖에되지않는 아주 작은 섬이다. 

 

우리는 마차를 탈지 자전거를 탈지 회의끝에 말똥냄새를 맡기보다는 건강에 좋은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오래간만에 가족이 섬에서 자전거투어라.. 재밋을것같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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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자동차가 보이지않는 곳은 처음인듯하다. 거리는 온통 자전거와 마차들인데 식당이나 상점앞에 세워둔 자전거들은 아무도 열쇠를 걸어잠그지않고 그냥 세워둔다. 그만큼 남의 자전거를 훔쳐갈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섬에서 도둑질을 해봐야 결국 섬 아닌가.

 

 

 

 

 

자전거를 타기전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밥부터 먹고 가기로 했다. 선착장 앞으로는 많은 식당과 호텔들이 즐비했는데 우리는 맛집같이 보이는 핑크빛 식당 "핑크 포니"를 골랐다. 음식은 정통 미국식으로 아무래도 섬이라 생선요리나 튀김이 유명한것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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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태우고 왓던 배는 다시 손님들을 태우고 매키나 시티로 향하고 있다. 

 

 

* 시원한 호수바람과 함께한 매키나 아일랜드 자전거일주

 

자전거를 렌트해주는곳은 두세게 되는것같은데 시간당으로 하는곳도 있고 4시간 8시간 이렇게 정액제로 하는곳도 있었다. 자전거도 여러 종류였는데 우리는 2인용 자전거와 개인 자전거 2개를 빌렸다. 아무래도 둘째가 섬 전체를 다 타기엔 역부족같아서였다. 

 

자전거를 빌리고 드디어 출발!

 

 

 

 

출발은 했지만 나는 가다 사진을 찍다보니 뒤쳐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참으로 기억하고싶은 고즈넉한 풍경들이 펼쳐졌다. 선착장 주변 번화한 마을을 나오자 바로 매키낙 아일랜드 주립공원이란 팻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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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가다보니 돌이 무성한 해변가에 돌탑(미국말로는 "캐른 스톤(Cairn Stone)" 이라고 한다) 이 많이 쌓여져있다. 섬을 돌다보면 이런 수많은 돌탑들이 만들어져있는데 어떤건 바다 한가운데 만들어져있기도 했다. 한국에선 사람들의 소망을 담아 돌탑을 쌓는데 미국사람들도 그런건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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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2마일쯤 오니 산등성이에 아치가 보이는데 "아치 락(Arch Rock)" 이라고 한다. 

 

 

 

 

 

 

아이들과 남편은 먼저 가다가 좀 힘에 부치면 쉬기도 하고 오래간만에 자전거를 타기 기분도 좋은가보다. 손도 흔들고 발도 흔들고 쉴때는 돌도 던지며 섬을 즐기고있었다. 

 

 

 

 

가다보면 인적이 드문 해변가도 보이고 어떤 해변은 바람이 심한곳도 있었다. 사진을 찍다보니 여기까지 와서 돌탑을 만들지않으면 섭섭할듯하여 조그맣게 하나 소망을 담아 만들어보았다. 

 

반정도 오니 멀리 매키낙 브릿지가 보였다. 매키나시티에서볼땐 앞쪽만 보여서 짧은줄 알앗는데 이렇게보니 매우 긴 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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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쯤도니 산귀퉁이에 무시무시한 암석이 보였다. 이름하여 "악마의 부엌(Devil's Kitchen)"이라고 하는데 진짜 악마가 이곳에서 불을 지피며 요리를 해먹을것같았다. 도깨비가 입을 벌리고있는 모습같기도 하고 사람도 없어서 조금 으시시했다. 

 

 

게다가 주립공원을 거의 다 빠져나온듯한데 이상하게 생긴 나무들이 도로를 휩싸고 있었다. 

 

섬주변을 돌면서 느낀것인데 어느 한 부분도 지루하지않게 호수면 호수, 나무면 나무.. 우리를 즐겁게한다. 

 

 

 

 

 

섬을 다 도는데는 2시간 조금 넘게 걸린듯하다.

 

자전거를 반납하곤 이젠 걸어서 매키나섬을 더 둘러보았다. 주립공원쪽엔 사람이 많지않았는데 마을에선 자전거반, 사람반, 그리고 마차로 북적거렸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호텔과 민박집들도 많은데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하루밤 머물며 미시간의 석양과 차가운 호수바람을 만끽하면 좋을듯했다. 아마도 밤에는 은하수도 보일것같았다. 

 

 

 

 

 

 

 

 

 

 

마을 구석구석마다 주민들은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을 해놓았다. 이런 맘으로 마을을 꾸미니 어찌 관광객들이 찾지않겠는가.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거지만 이렇게 테라스에 꽃으로 장식한 집들이 가장 아름다운것같았다. 우리집도 이렇게 꾸며볼까 싶었지만 텍사스의 강렬한 햇살에 죽어나갈 꽃들의 미래를 위해 살포시 마음을 접어보았다. 

 

마을은 말똥냄새가 나긴하지만 역겨운 정도는 아니다. 마치 시골길을 걷는 느낌이랄까?

 

마을엔 말똥 냄새외에도 우리의 코를 유혹하는 향기가 있는데 바로 퍼지(Fudge) 란 달달한 초코렛 향기이다. 퍼지를 파는 상점도 많고 유명한 가게도 많다. 직접 만드는것을 보여주는 가게앞에는 멈춰서지않을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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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돌아가야할 시간이라 아쉽지만 섬을 나와야했다. 배를 타고 섬과 작별인사를 한다. 십년후쯤 다시 올까? 그때오면 내가 만든 돌탑이 그대로 있을지 궁금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지않으면 도태한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이상하리도 우리는 예전의 모습을 간직한 곳을 찾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변하지않기를 바라는 또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미시간은 텍사스보다 덜 발달하고 변화에 느리지만 그저 그대로의 모습으로 십년후도 변하지않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줄것같앗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