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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S JOURNAL/US West

2천마일의 대장정, Monument Valley(모뉴먼트 밸리)

모뉴먼트 밸리.
미국의 서부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곳. 어느 관광책에 빠지지 않고 나오고 이번에 토이스토리 3의 시작부분에 나오던 그 배경. 포레스트 검프에서 포레스트가 수염을 기르고 열심히 몇년간 뛰다가 그만 뛰기로 결정할때 나오던 그 뒷배경. 백투터퓨처 3에서 서부시대로 돌아갔을때 나오던 배경..
뭐 하나하나 세기도 힘들만큼 유명한 배경이지만 무척 오지라 사람들이 많이 가보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몇년전 달라스에서 그곳까지 장장 왕복 2000마일(3200 키로 = 서울 부산 거리인 400 키로이니 서울 부산을 4번을 왕복하는 거리) 을 달려 구경하고 온 곳이니 아마도 내 여행사상 가장 길게 이동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아버커키(Albuquerque, New Mexico) 에 공항이 있으니 이곳에서 렌트를 하여 7시간 정도 운전을 하면 도착하는 방법이 있고 또는 피닉스에서 그랜드캐년을 보고 오는 방법, 또는 덴버에서 아치스 국립공원을 보고 내려오는 방법 등이 있다.
이 모든 길이 적어도 7~10 시간 정도의 운전을 요구하니 이곳이 무척 오지이기는 하다.
텍사스에서 저녁에 출발하여 밤 11시경에 아마릴로(Amarillo, TX) 에서 1박을 한후 다음날 아침에야 겨우 텍사스를 벗어났다. 뉴 멕시코에 들어오니 텍사스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보여지기 시작했다.

끝없이 뻣어있는 황야를 지나고 나니 조금씩 벌거벗은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도 산을 넘으면 다시 속이 탁 틔이는 황야가 나타나고 끝이 어딘지도 모를 도로가 지평선까지 뻣어있었다.

두번째날은 아마릴로에서 친레(Chinle) 라는 도시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뉴멕시코주를 횡단하여 갤럽(Gallup)이란 도시에서 드디어 국도로 들어섰다. 저녁 7시 무렵에야 친레에 도착했는데 무척 오지에 치안도 좋지않은듯했다. 밤에 도착하여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지만 잠을 자는 동안 근처에서 사람들이 싸우는 소리에 총소리 비슷한것도 들려 무척 불안하였던 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바깥에는 나무 한그루없는 기암괴석이 있었는데 근처에 Canyon de Chelly National Monument 란 곳이 있다고 하는데 주변 치안도 그렇고 다시 갈길이 멀어서 아침 일찍 모뉴먼트 밸리로 떠났다.
참고로 Canyon de Chelly National Monument 에 대한 사진을 퍼온것이 있는데 이곳도 무척 볼만한 곳이었는데 그냥 지나쳤다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

191 국도를 따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니 풍경은 이전과 완전 다른 모습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흙은 온통 붉고 흙의 냄새도 이전까지 맡아본 흙의 냄새가 아닌, 무척 강하고 독하다는 느낌의 냄새였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크기가 가늠이 되지않는데 아래에 깔려있는 모래사장같은 것이 실제는 보통 산만한 크기이니 저 고원의 높이가 얼마나 높은지는 정말 눈으로 확인해야만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아무것도 없는 황야에 떡하니 있는 컨테이너 하우스.. 이 지역은 인디언구역이라 인디언들이 많이 사는데 그 사는 모습이 무척이나 가난하고 헐벗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멀리 조금씩 사진에서 보던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지루했던 여행이 조금씩 정신이 들기시작했다. 이틀을 달려온 보람이 이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치 성벽처럼 줄지어 서있는 산들. 지금도 이 풍경이 무척 기억에 남는데 저런 산들이 끝이 없이 펼쳐져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황야. 길에도 우리밖에 없다. 하지만 드디어 유타주에 들어왔다.
"유타주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사인을 보니 우리가 텍사스에서 유타주까지 왔다는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그리고 아주 멀리 우리의 종착역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까지 가야한다..

191 국도에서 163 국도로 갈라지는 이정표. 163 국도는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도로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산을 깍아 만든 도로를 지나다보니 이런 사박에도 강이 보였다. 이곳은 Mexican Hat 이란 곳으로 근처에는 누추한 모텔이나 트레일러 파크가 있기도 했다.

이곳이 멕시칸 햇(멕시코모자)라고 불리는 이유는 아마도 아래에 보이는 봉우리때문인것같았다.

한참을 내려오니 우리의 눈앞에는 포레스트 검프가 뛰어오던 그 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이곳에서 마음껏 경치를 만끽하였다. 비릿한 흙냄새와 따가운 붉은 흙바람에도 이 경치는 정말 살아서 꼭 보아야 할 광경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우리의 목적지인 모뉴먼트 밸리로 출발. 여름에는 간이 매점이 열리는 듯한 매점이 폐허로 남아있었다.

드디어 모뉴먼트 밸리에 도착. 비지터 센터라고 되었는 곳으로 가니 우리의 눈앞으로 장관이 펼쳐진다.
이건 웨스트 미튼 버트(West Mitten Butte) 인데 왼손장갑같이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이건 East Mitten Butte 인데 오른손 장갑같이 생겼다고 하여 생긴 이름.

그리고 가장 오른쪽의 매릭버트(Marrick Butte).

내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 이곳에서는 아무렇게나 찍어도 이런 멋있는 풍경이 나오는것같다.

비지터센터에 들어가면 이 지역의 다른 버트들에 대한 안내도 있다.

내가 갈때만 해도 다른 곳을 보기 위해서는 인디언의 동행하에 아래로 내려갈 수 있고 그 가이드 인디언들에게 수고비를 주어야 하는것으로 알고있다. 우리는 시간이 없고 차도 밴이라 아래로 내려가기 힘들었지만 다음엔 꼭 SUV(아마 4wheel 은 달고 들어가야할듯) 를 빌려서 내려가보기로 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괜찮다면 인디언의 가이드를 받아 아래 지역을 보는것도 무척 좋을것이라 생각된다.
최근에는 이 지역에 The View 라는 호텔이 생겼는데 이곳에 머물며 이 풍경을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는것같았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여행이고 그 풍경이 너무 가슴에 남아 사람들에게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지만 무척 오지라 단단한 각오가 없이는 무척 지루하게 느껴질것같아 사람들에게 막 가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지 않고 그저 길가로 펼쳐지는 경치를 보다 이곳에 도착하면 무척이나 큰 상을 받았다는 느낌을 받을것이라 확신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