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LLIE'S MEMORIES

중년의 나, 혼자 스페인 여행을 감행하다

 

요즘 한국에는 결혼을 하지않고 혼자 사는 싱글들도 많아지고 나이가 들어서도 황혼이혼이니 해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다. 그래서 식당에도 혼밥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좌석, 슈퍼에도 싱글들을 위한 음식들이 점점 늘어나고있다고 했다.

 

그리고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많아진다는데 나를 찾기위한 여행, 또는 구속되고싶지않는 여행 등의 이유로 그렇다고 했다. 

 

 

 

 

나의 경우 결혼전에 혼자 떠났던 유럽배낭외엔 거의 모든 여행이 부모님이나 남편, 아이들과 함께 해왔기때문에 혼자 여행을 간다는것은 거의 최근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여행사를 오픈한후부터는 가족이 아닌, 손님들과 또는 지인들과 여행을 하기 시작했고 특히 최근엔 투어를 위한 답사목적으로 여행이 필요하게되었다. 게다가 이번엔 미국내가 아닌 유럽의 스페인 투어답사가 갑자기 계획되면서 혼자 갈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사실 짧은 시기에 혼자 여행을 준비하면서 솔직히 많이 설레었다. 20대에 떠난 첫 배낭여행이 생각나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혼자만의 여행이 어떤것이었던가 기억도 더듬어 보고, 한편 혼자 렌트카를 해서 낯선 유럽의 시골길을 운전하는것도 두렵다기보다는 설레었다. 

 

 

 

 

그런데 이런 즐거움은 내가 비행기를 타고 마드리드를 거쳐 세비야에 도착하여 숙소에 도착하자 모두 사라졌다. 덩그라니 호텔방에 앉아 있으니 창문으로는 도시의 소움이 들려왔지만 세상 조용한듯 느껴졌고 여기가 어디지 난 누구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휑하여 잠시 세비야 대성당앞을 거닐며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여행 첫 도시에서 느껴져야할 반가움이나 흥분됨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첫날 숙소에서 잠을 청할때는 와 내가 이렇게 8일을 보내야한다는 것인가 두렵기까지 하였다.

 

누가 혼자 여행하면 재밌다고 그랬던가? 

 

 

어디선가 읽었던 것중 하나가 혼자 여행을 해야하는 이유들중 "완전한 자유를 체험할수 있다." "혼자 사색할 시간을 확보할수 있다." "언제든지 계획을 변경할수 있다." 머 등등이 있었는데 그런 기대는 첫날 숙소에서 모두 깨지게된다. 

 

 

한 3일은 혼자 식당가는것이 너무 두려웠고 어쩌다 배가 너무 고파 들어간 버거킹에서는 옆에 앉은 한국인 가족이 너무 부러워보였다. 투어할때를 빼고는 말을 몇시간동안 한마디도 하지않을때도 생기고 아무리 아름답고 멋진 건물이나 풍경을 보아도 어디 말할곳이 없었다. 특히 소심 에이형인 나는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을 보아도 말한마디 꺼내기 힘들어 쭈뼛대기까지 하였다.

 

물론 3일정도 지나니 어느정도 혼밥도 내공이 생기고 공항에 앉아 비슷한 나이또래 아줌마와 스스럼없이 말도 섞게되는 경지에 이르게되었다. 그리고 스페인 답사여행은 생각했던것보다 많은 정보를 얻고 앞으로의 투어계획에 많은 지식을 얻게되었다. 

 

 

 

스페인현지에서 투어를 하다보며 만나게 된 여행객들중 나처럼 혼자 온 여행객들이 심심찮게 보였는데 그들도 중년의 내가 혼자 돌아다니는것이 궁금했는지 먼저 물어왔다.

 

투어답사때문에 혼자 왔다는 말에 그들은 지인들과 시간이 맞지않다는 것이 가장 많았고, 한편으로는 혼자 다니는것이 편하다는 말도 들었다.

 

아마도 20-30대처럼 젊은 사람들은 현지에서 동행도 많이 구하고 나름대로 여행의 추억을 만들기때문에 혼자 여행다니는것이 그리 어렵지않아보였다.

 

이렇게 중년에 감행한 나의 혼자여행은 좋은점도 있었지만 한편 심심하고 불편했던 면도 있었다는 , 그리고 다음엔 누구든 함께 여행을 하는것이 아직은 나의 여행철학에 맞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인들이 혼자 여행해서 너무 좋았겟다는 말에  "아니요. 같이 가는 여행이 좋아요"라고 진심에서 우러난 이야기를 하게되었다.

 

이번 여행은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를 빼고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지역을 렌트카로 이동하며 세비야, 코르도바, 론다, 네르하 그리고 그라나다를 본후 항공으로 바르셀로나로 이동하여 이틀정도 머문후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광활한 아이슬란드를 두번이나 완주하긴 했지만 좁고 오래된 도로 상황은 스페인이 더 열악할수도 있으며 좁은 한국 주차장 내노라할 정도로 관광지의 주차장은 첫 운전을 한국에서 연마한 나도 간졸이는 상황이 많았다. 하지만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을 모두 돌며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던 이 지역의 화려한 문화유산들을 볼 수 있었던 더할나위없이 좋은 기회였던것같다. 

 

요즘 한국에서 스페인 여행 붐이 일어나고 있고 실제로도 내 여행 처음으로 중국관광객보다 한국 관광객이 많은 기이한 현상을 볼 정도였다. 그런데 직접 돌아보고나니 왜 스페인에 여행붐이 일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었고 몇몇 지역은 정말 가족과 지인들 모두 꼭 한번은 봐야할 여행지란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많이 하다보면 이 빌딩이 저 빌딩같고 이 성당이 저 성당같은, 무감동의 시간이 가끔 오기도 한다. 하지만 스페인은 여느 유럽의 도시들과는 다른, 이슬람과 카톨릭의 문화가 융화되어있고 좁은 골목길과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천년이 넘은 성당의 벽에는 때묻은 역사의 감동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누군가 물어볼것이다. 앞으로 또 혼자 갈건가요?

 

물론 혼자 갈수밖에 없다면 혼자라도 가야될것이다.  모든 여행은 얻는것과 잃는 것이 있고 내가 생각지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며 그런것을 해결하며 나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여행을 통해 얻을수 있다고 믿는다. 

 

"엘리님의 여행 내공이 +10 상승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