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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S JOURNAL/ICELAND

ICELAND - PROLOGUE : 꿈을 꾸는자, 도전하는자

몇년전 한 영화를 보게되었다.

 

그 영화는 유명한 SF 시리즈중의 하나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에얼리언"이란 영화다. 이 영화는 오리지널 4부작으로 만들어진것 외에도 프리퀼이라 하여 프로메테우스, 에어리언-커버넌트까지 나왔으며 곧 프리퀼의 마지막편도 나온다고 할정도로 거의 스타워즈시리즈에 맞먹는 SF 영화의 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초반 에어리언 시리즈는 지금 다시 보면 어설픈 에어리언으로 보였지만 당시 볼때만해도 어찌나 무서웠는지 내용이 기억이 안날정도였다. 영화기술의 발달하면서 에어리언은 진짜같아지고 더 잔인해졌다. 그런데도 에어리언 시리즈는 꼭 봐야하는 그런 영화가 되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나왔을때 난 에어리언 시리즈라하여 특별히 영화관으로 가서보았다. 그런데 영화의 첫장면, 도입부가 시작되면서 나는 그 장면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알지못했다. 

 

 

https://youtu.be/2SaVAkftL04

 

영화의 도입부는 정말 지구가 아닌 어느 행성에서 찍은듯한 황량하면서도 태고적의 모습을 간직한 풍경속을 마치 내가 날아가듯 보여주고 있다.  이 도입부가 끝나는 시점 한 외계인은 우렁찬 폭포 앞에서 이상한 것을 먹고 폭포속에서 죽어가는데 그것은 곧 새 생명체가 만들어진다는 내용이다.

 

너무나 잔인한 그 장면이었지만 난 불현듯 저곳은 정말 지구에 존재하는 곳인가? 그냥 컴퓨터로 만들어낸 장소인가? 정말 대단한 폭포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끝난후 난 그곳이 외계행성의 폭포가 아닌 지구에 있는, 아이스란드라는 나라의 데티포스 폭포란 것을 알아냈다. 그때부터 아마도 나의 아이스란드에 대한 동경이 시작되었던것같다. 

 

 

 (구글에서 퍼온 사진)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꿈은 현실과 많이 부딪힌다.

 

특히 원하는 꿈일수록, 그 원함이 클수록 현실의 상황으로 인해 전혀 이루어질 수 없을때가 많다. 

 

나를 괴롭히던 가장 큰 산은 바로 이것이었다. 

 

"중년의 여자가, 혼자 어떻게 저 오지의 큰섬을 일주일을 혼자 운전하여 다녀올 수 있단 말인가. 내가 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이가 들면 좋은것중  한편 좋은것중 하나는 "더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 라는 마인드이다. 

 

그렇게 시작한 생각은 나를 컴퓨터 앞에 앉히고 구글 맵과 한국에서 주문한 2권의 책을 밤낮으로 정독하게 만들었다. 낯선 지명과 꼬부랑거리는 아이슬란드 말에 이곳이 그곳같고 저곳이 이곳같던 때를 지나 어느덧 나는 아이슬란드 지명이 훤히 머리속으로 그려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 나는 또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 아이슬란드가 정말 크쿠나. "

 

이곳은 혼자 그저 미국 서부여행하듯 하는 곳이 아니었다. 미국서부 오지는 어찌보면 양반이었다. 이곳은 단 하나의 고속도로(1번도로)외에는 반포장도로, 그리고 자갈이 난무하는 비포장도로의 산골오지와 같은 곳이었다. 일부러 더 개발을 안하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니 앞으로도 쭉쭉 뻣는 고속도로는 몇십년간은 기대하지못할 나라일수도 있었다. 

 

또한 여행하고자 한 9월말은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저런 오지를, 10분가면 한대의 차가 지나간다는 그곳을 비가 오고 안개가 낀 그런 곳을 가야한단 말인가.

 

사실 이때 거의 포기를 할까 하였다. 내년에 그냥 남편을 데리고 가거나 동생이라도 데리고 갈까 하는 안전주의 마음말이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다녀오라던 남편마저 정색을 하고 물으니 멀 궂이 가려고 하냐는 말에 가라고할땐 언제고 하는 맘이 반, 그리고 그래 가지말라니 그냥 담에 갈까 하는 맘이 반이 생겼다. 

 

그런데 다시 한국 네이버카페에 아이슬란드 여행 카페가 있다는 말에 정보나 얻을겸 가입을 했더니 아이슬란드는 동행이 있으면 비가 오거나 해도 갈만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행을 구해보았다. 주변 아는 사람들은 죄다 모두, 카톡의 한국 친구들 그리고 카페에서 구하는 동행까지도 내 일정에 맞는 사람이 있는가 구해보았다. 하지만 어느 누가 한달도 아니고 2주내로 가는 외국여행을 그리 쉽게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애매한 마음으로 남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사실 그냥 "가지마"라는 말을 듣기를 원햇는지도 몰랐다. 

 

           나: 아이슬란드 어떻하면 좋겠어?

           남편 : 그렇게 가고싶으면 다녀오세요.

 

음... 그냥 아이슬란드 가지말까? 라고 물었어야했나 고민했다. 남편은 아마도 두번이나 물어보는 아내를 보며 얼마나 가고싶으면 저럴까 하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의 파이널 앤써를 받은 그날 밤 그동안 신경쓰느라 하얗게 새어가는 머리한 나의 모습을 거울로 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거울의 나 : 가야겠느냐? 

           나 : 가야겠다. 

 

           거울의 나 : 그렇다면 왜 고민하느냐?

           나: 다 돌려니 7일이 걸린다. 눈도 올지도 모르고 비오는데 혼자 오지 가야되서 무섭다. 

 

           거울의 나 : 한번가고 말거냐?

           나 : 아니. 내년에 또 갈거다

 

           거울의 나: 그럼 답 나오지않니?

 

 

그 순간 나는 알았다. 나의 욕심이 "데티포스"란 것을..

 

아이슬란드를 여행할때 대부분 링로드라고 하여 아이슬란드 섬을 한바퀴 도는 일주여행을 많이 하게된다. 레이카비크에서 출발하여 주요 관광지들은 남서쪽에 있으며 요클살랜 빙하를 본후 호픈이라는 도시까지 있는데 그곳이 어찌보면 딱 링로드의 1/3 지점이다. 도로 상황도 좋고 관광객도 많은 곳이라 그리 걱정이 되는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아이슬란드를 보고싶어한 단 한가지 이유. 바로 데티포스는 호픈을 지나 아이슬란드의 북쪽에 있으며 링로드의 2/3 지점에 있다. 결국 이곳을 보게되면 원하든 원하지않든 아이슬란드 한바퀴를 모두 돌아야하는 것이다. 

 

나는 그제서야 데티포스를 포기하고 아이슬란드의 반만 돌자. 날씨보고 되돌아오더라도 아이슬란드를 봐야한다는 결론에 다달았다. 너무 무리하지말자. 다음에 갈때 데티포스를 보면된다.

 

불현듯 스코틀랜드의 Isle of Skyle 생각이 났다. 올해초 동생과 스코틀랜드에 여행할때 Isle of Skyle 를 가려고 렌트까지 하려고 했으나 비와 자동차 운전이 반대라 포기했다. 사실 이곳도 프로메테우스 영화에 나온 곳이기도 했다. 포기를 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때 안 갔기때문에 다시 스코틀랜드를 갈 이유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번 여행은 나혼자 처음으로 시도하는 여행이다. 이런 도전을 이 나이에 하게된것도 설레고 감사할 뿐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에 만족하면된다. 

 

그런데 인생은 참으로 변수가 많은것같다.

 

여행을 하기 일주일전 남편이 무심코 아내가 아이슬란드를 여행다녀올거란 말을 들은 지인의 아내분이 같이 여행을 가고싶다고 연락이 온것이다. 이분은 운전을 할 수 없는 분이긴 했지만 나는 그분의 전화로 큰 용기를 얻었다. 누구라도 옆에 누가 앉아 같이 간다는 것은 참으로 안심이 되는 일이었다. 

 

이분 덕분에 나는 결국 아이슬란드를 모두 돌아보는 일정이 가능해졌다. 

 

 

하루에 총 4-5시간만 운전을 하고 5시경에는 호텔에 숙박을 하며 충분한 휴식을 하며 너무 무리하지않고 여러곳을 보는것보다는 제일 중요한 곳들만 보는 그런 여행으로 계획하였다. 호스텔에도 묵고 싶었지만 휴식을 위해서는 적당한 호텔에 편히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1859 키로미터의 대장정..

 

아이슬란드에 도착하여 또 어떤 날씨와 도로가 내앞에 펼쳐질지 아직 모르겠다. 또한 오로라를 볼수 있을지, 어떤 대자연이 내앞을 지나갈지 전혀 모르겠다. 

 

 (구글에서 퍼옴)

 

데티포스를 보고 꿈을 꾼 그날부터 책과 인터넷을 보며 그곳을 공부하고 계획을 짜는 이런 설레임. 그리고 이 설레임이 나의 인생에 새로운 도전이 되었음이 벅차고 감사할 따름이다. 

 

설렌다. 해보고싶다. 잘 해내고싶다. **